흡수합병, '무조건 호재' 단정 짓기는 위험
2012-10-25 17:19:32 2012-10-25 17:21:01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최근 흡수 합병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를 호재로 인식해 섣불리 투자할 경우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장이 마감된 후 계열사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한 포스코엠텍(009520)은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250원(2.44%) 오른 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계열사 흡수 합병을 공시한 크라운제과(005740)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3000원(1.45%) 오른 21만원에 장을 마쳤다.
 
일반적으로 흡수 합병 후 주가가 다소 오르는 것은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계열사를 흡수합병한 일부 회사의 경우 원가 절감과 현금 확보력 등 시너지 효과를 얼마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한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엠텍은 도시광산관련 자회사인 나인디지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며 "합병 후 도시광산사업을 내재화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의 1만8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계열사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한 크라운제과의 경우 두 회사의 원재료가 동일하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공동으로 재료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해당 회사가 흡수합병을 왜 결정했는가다. 만일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을 우량기업이 끌어안는 경우에는 경영 사정이 함께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진철 코리아RB증권 연구원은 "단지 흡수합병 사실만을 두고 호재라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어떤 이유가 있어 합병을 결정했을 것이란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흡수합병이 결정되기 전 합병 반대 측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사례가 있어 이를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 연구원은 "합병을 반대하는 측에서 매수청구가액이 현 주가보다 낮으면 행사를 취소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합병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합병을 주도하는 회사 측에서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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