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삼성-애플 싸움에 LGD, 8분기만에 적자탈출
2012-10-26 16:16:27 2012-10-26 18:56:46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커졌다. 쾌거를 달성한 LG디스플레이(034220) 3분기 실적에 대한 압축적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가 8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지난 2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했으나 미국 담합소송 관련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LG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비로소 웃었다. LG디스플레이는 26일 3분기 매출 7조5930억원, 영업이익 25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직전 분기 대비 10% 증가한 매출 성장세다.
 
특히 적자 탈출과 동시에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대내외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요인과 애플의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대폭 늘어난 덕이다.
 
LG디스플레이 부활의 구세주는 단연 애플이다. 스마트폰 시장 지배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특허전까지 치달으면서, 애플은 감정싸움을 삼성의 부품 비중 축소로까지 이어갔다. 수혜는 고스란히 LG디스플레이가 거머쥐었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기존 절대적 수급처였던 삼성디스플레이를 배제시키고 LG디스플레이와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등 3곳으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 초강수를 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던 비중은 LG디스플레이로 옮겨왔다. 
 
스페셜 제품 비중의 증가도 흑자 전환에 큰 기여를 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패널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3D FPR TV와 아이폰5 등 고부가가치 비중이 40% 후반대에서 50%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페셜 제품의 비중 확대가 PC와 TV 등의 부진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태블릿PC와 TV 등 주력 제품이 속한 대형 LCD 점유율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23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9월 대형 LCD 점유율에서 LG디스플레이는가 29%를 기록했다. 18.9%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10%포인트 이상 여유롭게 따돌리면서 업계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4분기에도 흑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등 애플 제품의 판매 증대가 기대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을 넘어선 3000억원대 수준이 될 것이란 장밋빛 관측마저 제기됐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 간 갈등으로 삼성의 공급 비중이 줄고, LG디스플레이의 물량이 증가하는 수혜를 받고 있다"며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지 않고 되레 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양 고래 싸움에 소리 없이 웃는 이유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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