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기상악화 탓에 배가 뜨지 못한다는 겁니다. 우릴 기다리고 있는 울릉도 초·중·고등학생들을 포함한 1000여명의 주민들의 실망한 표정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이상윤 NH-CA자산운용 리테일1팀장(사진)은 최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지난달 30일 NH-CA자산운용과 NH농협이 울릉도에 최초로 올린 오페라 공연장에서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며 그렇게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특히 공연 하루 전 무산 가능성은 극적인 감동의 또다른 요소가 됐다.
전날 기상악화로 배는 간신히 떴다. 파도가 워낙 심했던 탓에 오페라 단원들을 비롯한 스텝 24명 전원이 멀미에 시달렸다. 여기에 공연 주역의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3시간 정도의 거센 물살은 공연 직후 감동의 물살로 돌아왔다. 섬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공연을 제공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1만여 울릉도 인구의 10분의 1 정도가 관람한 이번 공연은 주민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육지에 나가지 않고선 접할 수 없는 오페라 공연인데다 무료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예상은 했었다.
“어떤 이가 그러더군요. 울릉도 최초 공연이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지만 청소년 관객 중에 공연을 보고 한두 명이라도 새 꿈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거라고요.”
공연팀 일행의 울릉도 체류는 연장됐다. 기상악화에 따른 여객선 결항으로 회항을 거듭한 끝에 당초 계획보다 사흘 더 머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터라 마음만은 가벼웠다고 이 팀장은 전했다.
이번 공연은 ‘NH-CA대한민국SRI펀드’ 판매기금·운용수익 일부(각 3%), 조선오페라단 소속 성악가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됐다. 지난 8월 NH아트홀에서 개최된 오페라 ‘카르멘’ 무대를 울릉도에서 재연한 형식이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행사는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사회적책임투자(SRI) 펀드를 통해 적립한 기금을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농협의 슬로건인 ‘같이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한 방법이죠. 앞으로 지역을 국한하지 않고 조손가정이나 외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음악회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SRI펀드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적 요소 등을 고려해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를 말한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가 다소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NH-CA자산운용은 SRI펀드의 투자를 도울 새 명칭을 고민 중이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엔 익숙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생소한 게 사실입니다. NH-CA대한민국SRI펀드의 경우 출시된 지 6년 됐지만 성과에 비해 규모(250억원 정도)는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사회공헌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함께 펀드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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