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1992년 브라질 시장에 첫 발을 딛은
현대차(005380). 브라질 시장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14.5%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현대차도 덩달아 매년 가파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감소, 해외기업에 불리한 세제, 소형차 부재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브라질 시장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총판매 4만5629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가 감소한 수치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의 부진은 유럽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데다, 지난 연말 브라질 정부가 단행한 세제 개편이 수입차에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특히 브라질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주의 기조에 따른 공업세 인상은 현대차를 비롯한 수입차들의 가격 경쟁력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판매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여기에 브라질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B세그먼트(소형차급) 모델이 없다는 점도 현대차 성장의 한계요인으로 지적됐다.
◇위기극복 카드는 ‘현지생산’과 ‘HB20’
현대차는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차종의 현지생산 카드를 해법으로 꺼내들었다.
특히 현지 전략차종인 HB20이 시장에 본격 투입되면서 3분기까지의 판매 부진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지 전략차종인 현대차 'HB20'이 브라질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2만6000대의 HB20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여기에 수입 완성차를 합하면 올해 브라질에서 총 8만5000대의 판매량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 들어 9월까지 27%나 감소했던 추세가 HB20 덕분에 제자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연간 20만대 판매 목표..시장 5위권 도전
현대차는 내년 브라질 현지공장 생산에 가속도가 붙으면 HB20의 판매량이 연간 기준으로 15만대로까지 늘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여기에다 수입 완성차를 합하면 연간 20만대 판매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5위권을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HB20 전용 딜러망 구축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 제공 ▲HB20 파생차 및 수입신차로 라인업 강화 ▲마케팅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 ▲판매금융 활성화로 판매확대 지원 ▲중장기 지속가능 기반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판촉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HB20 전용 딜러점을 기존 120개에서 올 연말까지 180개로 대폭 확대해 브라질 전역에 걸쳐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HB20 기반의 파생모델과 수입 신차 투입을 통한 라인업 보강 및 공급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HB20 기반의 SUV와 세단형 모델을 출시하고, 여기에 대표 수입 모델인 신형 i30을 내년 초 브라질 시장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조제 마우리시오 안드레따 주니오르 현대차 상파울루 깜삐나스 딜러는 “소비자들은 HB20의 디자인과 가격대비 상품 우수성에 매우 놀란다”면서 “HB20이 브라질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서비스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신뢰를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서비스 직원, 차별화된 서비스 장비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서비스 넘버 1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전략 모델인 H20의 성공을 확신하는 자신감이 짙게 드러났다.
현대차는 또 브라질 월드컵 공식후원사로서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HB20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광고를 집중하는 한편 SNS, 웹사이트 등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는 로드쇼 추진 등 신차 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과장연비 논란의 여파가 일정 부분 브라질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현대차에겐 또 다른 숙제로 남겨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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