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2.75%에서 3월 3%, 6월 3.25%로 3번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했으나, 6월 이후 12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후 금통위는 지난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뒤 숨고르기에 나섰다.
석달 간 두 번이나 단행된 금리인하의 효과와 국내외 경제상황의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준금리 추이>
◇"인하 효과 점검"?"경제지표 호조"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보통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과 7월의 금리 인하의 영향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10월 금리인하 이후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해 연말까지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4분기 국내총생산(GDP) 둔화가 확인되는 내년 1~2월 중에는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연구조사실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대외경제여건 변화를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기악화를 대비한 통화정책 여력 확보차원에서도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지표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전월대비 0.8%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10월 수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2% 늘어난 472억달러를 기록, 넉 달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9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의 상승률을 보이며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지표도 더 이상 둔화되지 않는 기미를 보이고 물가는 오름세를 나타내 연속 금리 인하까지는 불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거시 지표와 물가상승률이 지난 3분기보다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 명분상으로도 금통위가 금리 인하 결정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국 정책 변화?..국내 대선 영향 살펴야
주요국이 단행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변화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미국과 일본이 경기부양책을 내놨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국채 매입 프로그램(OMT)을 발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도 최근 경기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신중한 통화정책과 함께 합리적인 통화공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내년 중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재형 동양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경기·유로존 부채 위기 등 대외 불확실 변수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느리게나마 회복되고 있고 중국 경제지표도 반등하고 있으며 중국의 정권교체가 끝나면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며 "올해는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기준금리 변경에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다. 기준금리 결정이 자칫 정치 공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2월에 대선이 열리기 때문에 연내에는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이며 내년 1분기에 들어서야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는 남아 있지만, 12월 대선 등을 고려할 때 금년에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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