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 제조업 상황이 심상치 않다. 제조업 성장률이 3년 만에 서비스업에 추월 당했다. 제조업 불씨가 급격하게 꺼져가는 모양새다.
제조업은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일 뿐 아니라 고용창출 등 경제회복의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제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조업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서비스업 성장률 2.4%보다 절반 가량 낮은 수치로, 39개월 만에 제조업 성장률이 서비스업에 추월당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3분기 1.8%를 기록한 이후 2011년 1분기까지 9.5~13.1%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2분기 7.5%로 하락한 이후 올해 1분기 4.1%, 2분기 2.6%에 이어 3분기 1.3%까지 추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비스업 성장률은 지난 2009년 2분기 0.4%, 3분기 1.0%에서 2009년 4분기~2012년 2분기까지 2.5%~4.9%를 기록해 큰 변동이 없었다.
제조업 부진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수요가 줄어들고 자동차 업계 파업과 같은 특수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생산시설의 국외 이전이 늘고 있는 점도 제조업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기업이 외국 공장에서 생산한 것은 우니나라가 아닌 현지 국가의 경제성장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조업 부활을 위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은 성장동력의 근간이자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조업은 그 특성상 부가가치가 높고 생산성이 뛰어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사회안전망 구축에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진국들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제조업에서 찾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실업문제와 소득격차가 심화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제조업에 대해 각종 정책 대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법인세 등 각종 세제혜택을 파격적으로 발표하며 제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 독일도 제조업 육성정책과 기업의 혁신적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노동유연성을 높이고, 제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유럽연합(EU)·G7 등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르노·PSA그룹 등 제조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장기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도 작년 동북부 지역의 지진 복구와 경제회복을 위해 도요타자동차 등 자동차산업과 전자·IT기업 등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제조업 기반이 없는 경제는 '사상누각'이며 위기일수록 제조업이 위기 극복의 토대"라며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업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차별화된 모델을 만드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규·김상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주요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 동향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은 단기간 내 확보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반이 약화될 경우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 정부도 해외로 진출한 국내 제조기업들의 U턴을 유도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제조업의 생산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U턴 기업을 늘리려면 일시적인 법인세 감면과 같은 단기 지원보다 제조업 기반 조성 등과 같은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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