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상장사가 '자기주식의 가격안정'을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 '열에 여섯' 정도만이 그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기주식취득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모두 30개사다. 이들 30개 가운데 한샘(3회), 광동제약, 동아제약, 샘표식품, 제일기획(2회) 등의 상장사가 여러차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것을 감안하면 총 36건이다.
이들 상장사는 자기주식취득의 목적으로 '자기주식의 가격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상장사가 예고한 특정기간 자기 주식을 취득한 이후 주가가 상승한 것은 60%에 그쳤다. 나머지 40%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삼양옵틱스(008080)는 지난 1월13일부터 4월9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전체 발행주식의 6.72%에 해당하는 553만191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지만 이 기간동안 주가는 1370원에서 938원으로 31.53% 하락했다.
STX는 지난 5월31일부터 석달 동안 자사주 100만주(전체 발행주식수의 1.67%)를 장내매수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9970원에서 8620원으로 13.54% 빠졌다. LIG손해보험과 동아제약 역시 공시했던 기간 자사주를 모두 취득했지만 12.42%, 11.76% 하락하면서 자기주식취득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이와 반대로
신대양제지(016590)는 지난 5월 중순 자사주취득공시를 결정한 이후 석달 동안 1만8200원하던 주가가 2만4400원까지 34.07% 상승했다. 신대양제지 측이 사들인 자기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를 조금 넘는 정도였지만 효과는 제일 컸다.
두차례 이상 자사주 취득을 공시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기업도 있다.
샘표식품(007540)은 올해 들어 전체 발행주식의 30%이상을 사들였다. 이 회사는 앞서 2월부터 3월까지 한달동안 전체 발행주식수의 27.00%에 달하는 120만주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9.28% 하락했다. 하지만 4월25일 15만주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내린 이후 석달동안 이 회사 주가는 13.77% 상승했다.
동아제약(000640) 역시 지난 3월 석달동안 20만주(1.63%)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이 기간 11.76%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7월2일 25만주(2.04%) 취득을 발표한 이후 9월28일까지 이 회사 주가는 8만4000원에서 10만4500원으로 24.40% 상승했다.
광동제약(009290)도 마찬가지다. 앞서 4월부터 석달간 자사주 100만주(1.91%)를 사들이겠다고 밝혔지만 이 회사 주가는 오히려 1.57%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6월 재차 100만주(1.91%)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16.38% 올랐다.
반면 제일기획은 두 차례의 자사주취득결정에도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이 회사는 지난 2월과 9월 각각 자사주 115만주(1.00%), 345만주(3.00%)를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2월 자사주 115만주를 모두 취득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1만9150원에서 1만8550원으로 3.13% 하락했고, 9월 취득공시 이후에도 현재까지 10%이상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자기주식취득을 결정한
한샘(009240)은 자사주취득결정 때마다 효과를 톡톡히 봤다.
6월27일부터 석달 동안 25만주(1.06%)를 사들이겠다고 공시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2.25% 올랐고, 이후 7월과 8월에도 각각 25만주(1.06%)씩 취득한 이후 14.85%, 7.10% 강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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