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대선주자 가계부채 대책..공공재원 쏟아붓고 재탕정책 내세우고
2012-11-12 20:25:55 2012-11-12 20:27:50
[뉴스토마토 송주연 기자] 앵커 : 유력 대선주자들이 가계부채 공약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빚 탕감을 위한 공공재원을 투입하겠다고 나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는가 하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공약으로 내세워 '재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주연 기자와 함께 대선후보들의 가계부채 공약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 송 기자,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가 주말인 어제 일제히 대선공약을 발표했지요?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기자 : 네. 후보들의 공약을 요약하자면 ‘돈은 풀고 금리는 낮추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공재원을 마련해 빚을 줄여주거나 임차보증금을 지원해주는 것과 함께 금리 인하로 대출이자를 깎아준다는 것인데요.
 
먼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최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금으로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덜고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재원 18조원은 정부가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운영을 위탁한 신용회복기금과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등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대규모의 공공 재원을 쏟아 부어 빚잔치를 해 주겠다는 얘깁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조원 규모의 '진심 새출발 펀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펀드재원은 금융회사와 정부의 공동 출자를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입니다.
 
안 후보는 이 펀드로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주 1명당 최대 300만원씩 주택임차 보증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세입자에게 임차보증금을 대주는 것입니다.
 
결국 누가 당선되든, 빚을 많이 진 사람일수록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안들인 만큼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결국 정부가 해결해 준다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재원조달과 지원 대상 선정의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갈등마저 조장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후보들 모두 '금리인하' 방안도 내놨지요?
 
기자 : 그렇습니다. 금리인하 방안 역시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요.
 
가장 대표적인 금리인하 방안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입니다. 문 후보는 법정 최고금리를 현재 연 39%에서 25%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일종의 가격이라는 점입니다.
 
대출금리는 대출자의 신용도, 파산 위험 등에 따라 정해지는 '가격'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한다면 시장질서 교란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법정 최고금리를 급격히 낮출 경우 양성적으로 이뤄지던 대부업의 음성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악화된 대부업체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옮겨가 돈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이 더욱 고리에 시달릴 수 있는 것입니다.
 
박 후보가 내세운 322만명의 대출 이자 부담 완화도 인위적인 대출 금리인하 공약입니다.
 
전체 대출자 중 약 30%의 대출 이자를 인위적으로 깎아주겠다는 것으로,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보단 금융회사의 건전성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 후보가 제시한 파산자·개인회생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 단축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5년인 파산자·개인회생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3년으로 줄이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은 특정 계층에 혜택이 집중돼 있는 데다 대출자의 부실 책임은 감면해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 대선 후보들의 가계부채 대책이 이미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 맞습니다. 박 후보가 제시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은 캠코에서 시행하고 있는 바꿔드림론과 비슷하고, 문 후보가 주장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구조 전환 역시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안 후보의 '매각 후 임대(Sale and Lease back)'와 '신탁 후 임대(Trust and Lease back)' 제도 추진 또한 우리은행 등을 중심으로 신탁 후 임대 방식으로 이미 도입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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