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중도층 버린 '마이웨이'에 캠프는 '유구무언'
2012-11-14 09:32:01 2012-11-14 10:36:23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불과 4개월만에 본진으로 회군했다.
 
4.11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혁신과 쇄신은 대선 출마 선언 4개월만에 폐기됐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당내 논쟁은 더 이상 없다. 이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내 갈 길을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놓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벌인 갈등은 종식됐지만,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혁신의 발걸음은 멈췄다.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올린 경제민주화 공약의 상당 부분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김 위원장과 뜻을 같이해온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도 박 후보 의견에 동참했다.
 
새누리당 경실모 소속 의원들은 13일 여의도연구소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최근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입장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경실모는 회의 후 "대선 국면에서 경실모는 합리적인 경제민주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대선 이후에도 경실모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경실모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할 말이 많은데 지금은 안 할 뿐"이라며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할 말은 많으나 대선 이후에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시점에 당내 논란이 커진다면 박 후보의 대권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당내에서도 '유구무언'에 돌입한 것이다.
  
반면,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13일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소신과 관련, '가짜', '빈말'이라며 동시에 비판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선 승리를 위한 직능인출범식'에 참석,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드디어 경제민주화의 가면을 벗고 생(生)얼굴을 드러냈다"며 "경제민주화니 재벌개혁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선거용 빈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어 "이번 대선은 말로만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가짜 경제민주화세력과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자신의 일처럼 지키고 보호하는 진짜 경제민주화의 세력의 싸움이다. 1%를 대변하는 세력과 99%를 대변하는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서민의 고통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 역시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격에 가세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초청 간담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무늬만 흉내낸 가짜라고 밖에는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정책은 '일단은 지금까지의 경제력 집중은 인정하고 다음에 보자', 앞으로 잘 해 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가) 최근 재계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기존 순환출자는 자율적인 해결방침을 밝히면서 오히려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는 것 아닌가한다"며 "경제민주화는 누가 대통령이 되도 이뤄져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시대 과제인데 이렇게 중요한 의제를 단순히 정치 공학적으로만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후보는 오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관련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도 이견이 첨예한 경제민주화에 대해 어떤 공약을 제시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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