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온라인게임을 죽이다
상생아닌 제로섬 게임..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2012-11-16 16:42:31 2012-11-16 18:35:06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Mobile killed the online star"
 
얼마전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이 내놓은 투자보고서다. 버글스의 인기곡을 연상케 하는 이 보고서에서는 유선에서 무선으로 인터넷 중심축이 이동하는 가운데 게임업계서 강력한 잠식효과(카니발리제이션)이 이뤄진다는 게 주 내용이다.
 
모바일게임이라는 뜬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했다. 기존 온라인게임시장 외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열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잠식효과는 이것과 다른 문제다. 잠식효과는 둘다 공생한다는 게 아니라 기득권의 몰락과 신흥세력의 급부상을 의미한다. 즉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을 죽인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10년전 온라인게임에 의해 패키지게임이 무너진 사례다. 이처럼 게임업계는 다시 한번 지각변동 앞에 서있다.
 
◇모바일게임 급부상
 
전문가들이 모바일게임에 대한 강력한 낙관론을 갖고 있는 것은 본격적으로 무선시장 및 관련 인프라가 개화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65%에 달한 것으로 전망되며 2013년에는 8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렸을 시점과 비견될 수 있다.
 
카카오톡으로 인해 모바일게임에 대한 수익성이 검증됐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가령 애니팡의 경우 월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수년간 수백억원의 돈을 쏟은 대작들의 성과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모바일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얼마전 모바일사업 전략을 발표한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대표는 “사실 시장이 열리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경향을 봤을 때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본과 중국이라는 우리와 문화적 코드가 비슷한 거대시장이 바로 옆에 있다는 점도 모바일게임의 전망을 밝게 보는 요소 중 하나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넥슨, 엔씨소프트(036570), 위메이드(112040) 등 한국 온라인게임사들은 이미 해외시장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게임 약세 뚜렷
 
반면 온라인게임은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 얼마전 한 행사장에서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공식적으로 모바일기업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실 온라인게임의 약세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밸브 등 유명 게임사들의 지분매각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으며 이들의 몸값은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악재는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셧다운제와 사행성 이슈 등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 역시  점점 힘을 받고 있는 상황.
 
1차적 결과로 최찬석 연구원은 웹보드게임에 대한 약세를 지적했다. 이미 모바일로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데 굳이 PC로 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나 1인칭 슈팅게임(FPS)은 그나마 잠식효과에 대한 피해를 덜 받겠지만 이들도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 이르렀으며, 전체 PC이용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용자가 봇물을 이루는 신작들을 받아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패권, 누가 쥐나
 
그렇다면 현재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위치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 최 연구원이 주목하는 것은 역시 모바일게임에 대한 역량이 축적된 회사다. 그는 이들을 크게 플랫폼과 콘텐츠업체(CP)로 분류했다.
 
플랫폼의 경우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으며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할 경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글로벌 진출에 한계가 많으며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든다. 또 애플과 구글 등 상위 플랫폼의 견제가 위협요소다.
 
콘텐츠업체는 흥행이 성공했을 때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 해외시장 개척에 용이하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흥행주기가 짧은 모바일게임 특유의 심한 변동성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콘텐츠업체에 좀 더 힘을 실어줬다. 여러 가지 상황이 콘텐츠업체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증시를 봤을 때 플랫폼보다는 이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그는 컴투스(078340)를 필두로 한 중소형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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