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19일. 검찰의 내부 분위기는 한 마디로 '착잡하다'는 말로 요약된다.
대부분의 검찰 관계자들은 검찰 고위인사가 많게는 10억원대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믿기 어려워하는 동시에 이번 사건이 경찰과의 세력 다툼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검사 개인 비리로서는 최대 규모로 알려진 '김광준 부장 비리'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착잡하다'는 내부분위기와 함께 과거 관행을 버리지 못한 탓 때문이라는 반성도 나오고 있다. 19일 김 부장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김 부장 사건에 대해 묻자 "믿을 수가 없다"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김 부장은 검찰 조직 1900여명 중 1명"이라면서 "김 부장 같은 사람이 검찰 조직에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모든 검사들이 김 부장 같다고 사람들이 생각할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무쪼록 빨리 수사가 됐으면 좋겠다. 검찰이 서둘러 이 사건을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김 부장의 허영심이 낳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검사가 소위 '끗발'을 날리던 시절 버릇을 아직 고치지 못해서 생긴 일이 아닌가 싶다"면서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행동을 조심해야하는데 예전 대접 받던 버릇을 지금까지 가져와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김 부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가 모두 무죄로 밝혀지더라도 검사 생활은 끝"이라면서 "사람이 저렇게 인격적 모독감을 느껴질 정도로 파헤쳐졌는데 일반적인 삶을 살 수 있겠나"라고도 했다.
그는 향후 김 부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특임검사로 맞불을 놓은 검찰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경찰은 아마도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할 것인가 호시탐탐 지켜볼 것"이라면서 "특임검사가 수사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그 때마다 자신들이 수사한 다른 의혹들을 꺼내며 여론을 몰고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임검사팀이 김 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렵지 않게 발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내부에서도 김 부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자료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검사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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