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설사 합동분양 아닌 `동시분양` 하는 이유
청약률만 높고 계약률은 낮은 허수 방지, 실수요자 집중 전략
2012-11-20 09:45:27 2012-11-20 09:47:1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하반기 분양시장의 트랜드는 ‘동시분양’이다. 최근 청약접수를 받은 시흥 배곧신도시에 이어 동탄2신도시 역시 2차에서는 1개 업체를 제외한 3개 건설사는 동시분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흔히들 합동분양과 동시분양을 혼동하는 사례가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중복 청약 여부에 있다. 동시분양은 하나의 지역에서 여러 단지를 분양할 때 1개의 아파트에만 청약 접수를 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 1990년 1기신도시 분양 당시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반해 합동분양은 청약자가 하나의 청약통장으로 2곳 이상 아파트에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같은 지역에서 복수의 건설사가 분양에 나서면서 공동으로 마케팅을 하는 기법이다. 최근 몇 년간 동시분양 타이틀을 달고 공급됐던 김포한강.인천청라.영종하늘도시.동탄2신도시 1차 등이 모두 실제로는 합동분양이었다.
 
공급량이 일시에 몰린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합동분양에 나서는 이유는 홍보비를 나눠 부담하면서도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내는 셈이다. 또 중복 청약이 가능해 합동분양 참여 업체 모두 높은 청약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합동분양은 청약률만 높고 실제 계약률은 저조한 허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단지에 청약해 모두 당첨되더라도 계약은 당첨자 발표일 빠른 1곳과만 가능해 자칫 나머지 업체들은 고스란히 미계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경우 허수 청약자에 밀려 정작 실수요자들은 청약에서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합동분양 부작용이 지적되면서 시흥 배곧신도시에 이어 동탄2신도시에서도 동시분양이 실시한다. 시흥 배곧신도시는 애초 SK(003600)건설과 호반건설이 시범단지 합동분양을 계획했지만 결국 중복 청약이 불가능한 동시분양을 선택했다. 눈에 보이는 청약률을 높이는 대신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또 지난 16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돌입한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역시 한화건설을 제외한 대원, 계룡건설(013580), 금성백조 등 3개 업체가 동시분양을 진행한다. 이 동시분양 업체들은 21일 특별공급, 22일 1, 2순위, 23일 3순위 순으로 청약 접수를 받는 일정으로, 지난 8월 5개 단지가 모두 중복 청약이 가능한 합동분양 방식으로 진행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협의체 관계자는 “중복 청약을 받아 청약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분양이 잘 된 것처럼 포장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투자자나 떳다방들 때문에 정작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밀릴 수도 있다”며 “실적을 부풀리기보다 수요자들을 위하자는 생각에 합동분양이 아닌 동시분양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의체 관계자도 “청약했던 사람들이 주로 계약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청약률이 허수일 경우 실수요자를 놓치고 미분양 단지가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미분양 마케팅을 위해 추가로 비용을 투입하는 대신 처음부터 실수요자에게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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