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KDI는 우리 경제가 내년 3% 저성장에 머물 것이며, 투자부문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2012년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내년 3% 성장률 전망은 정부가 대외적으로 아직까지 고집하고 있는 4% 내외보다 1%포인트나 낮은 것이며, 한국은행이 11월에 발표한 3.2%보다 0.2%포인트 더 낮은 것이다.
KDI는 특히 내년 상반기에 2.2%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내년초까지 해결되지 못할 경우 보다 심각한 침체기를 맞을수도 있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되어 3.7%로 회복될 것이라는 올해와 같은 '상저하고'의 전망이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유로존이 불확실하긴 하지만 지금보다 악화되지만 않고 미국 재정절벽이 현실화되 않는다면 경기회복이 가능하다"면서도 "재정절벽이 현실화된다면 또다시 몇년 동안의 침체가 지속되고,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이러한 부정적인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년초 정도가 경기회복시점이 될 것이지만 경기회복의 정도는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해 강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도 2.2%로 최종 전망했다.
당초 지난해 11월, 올해 3.8%의 성장을 예상했던 KDI는 올 5월에도 다른 연구기관들보다 월등히 높은 3.6% 성장을 장담했다. 당시 정부 전망치 3.7%에 가장 근접한 전망이었다.
KDI의 경제전망은 5월와 11월에 나눠서 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9월에 한번더 전망치를 발표한 것도 눈에 띈다. KDI는 5월의 3.6%보다 무려 1.1%포인트나 하향한 2.5%를 올해 성장전망치로 수정했다. 이를 이번에 다시 0.3%포인트 더 끌어내린 것이다.
그동안 사실상 정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 놨던 KDI가 정권말 들어 완전히 상반된 경기상황 분석을 내 놓기 시작한 셈이다.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KDI는 그동안과 달라진 의견을 내 놨다.
KDI는 총지출과 관련해 내년 추가경정예산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추경불가방침을 고수했던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추경은 여야 정치권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부분이다.
KDI는 향후 재정정책방향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총지출 확대를 고려하는 등 경기 대응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경기안정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KDI는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해 경기부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하는 대내외 금리차이를 축소시켜 급격한 자본유입 가능성을 감소시키고 부동산시장의 부진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영선 KDI 연구본부장은 "미국 재정절벽과 유럽 재정위기가 큰 상황이라 내년초에 그런 것을 고려하면 하방위험도 크니까 (추경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추경 시점에 대해서도 "내년 초에 재정조기집행을 하면서 지금 등을 동원하면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본부장은 또 추경의 방향에 대해서도 "판단하기 어렵지만 SOC부분에서 과도하게 하면 안된다. SOC 쪽은 계획대로 하되, 조기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고, 복지는 결국 고용과 연관이 있는데, 단기 일자리 보다는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그러나 내년 소비자물가는 공급요인의 하향안정화를 통해 2.3%의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농산물을 중심으로 보편적인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지만, 내년 세계경제가 하향항정화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물가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내년 경상수지에 대해서는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흑자규모가 300억달러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내년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기록하며 하향 항정화 될것으로 분석했고,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기조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연평균 7%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취업자수는 연평균 30만명 초반대 증가를 기록하며 3.2%의 실업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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