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지지 '한국비보이연맹', 알고보니 비보이와 무관
비보이들 "이름도 없는 정치적 의도로 구성된 단체"
2012-11-26 11:29:27 2012-11-26 12:12:35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비보이'들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실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비보이연맹은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가 대한민국 고유 문화콘텐츠의 융합과 비보이 저변확대 지원 등을 약속했다"면서 "한류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박 후보야말로 한국 비보이 세계화를 촉진시킬 후보라는 데 공감대가 이뤄져 지지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16개 지회 5000여명 회원이 소속돼 있는 연맹은 박 후보야말로 한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한국 비보이의 세계화'를 촉진시킬 후보이며,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유명 비보이들은 트위터에 일제히 한국비보이연맹이 전체 비보이들을 대변하는 곳도 아니고, 비보이들 사이에서는 이름도 없는 정치적 의도로 구성된 단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비보이연맹의 공식 카페(http://cafe.daum.net/KOREABA)는 오전 11시 현재 회원 수가 5000명이 아닌 불과 43명 밖에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단체는 박 후보를 언론에 부각시키기 위해 급조한 단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비보이(Jay*******)는 "수 많은 비보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어 박근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 이로인해 오랜시간 많은 것을 포기하고 꿈,열정,자존심을 지키며 스트리트 댄스 문화를 발전시켜온 예술가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논란이 된 기사의 사진에 배경이 된 비보이들도 처음에는 단순한 공연목적으로 섭외 후에 온갖 회유를 통해 당일 기자회견 전문을 발표하는 자리 뒷켠에만 자리잡고 있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그 기자회견 내용 자체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비보이(korean*******)는 "비보이들이 연맹 총재와 그 산하의 정치놀음에 희생양, 피해자가 된 것 같다"면서 "총알받이로 아무것도 모르는 비보이들을 세워놓고 이용좀 해먹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이들의 트위터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새누리당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어, 어설픈 지지성명 유도가 역풍을 불러일으키는 양상이다.
 
네티즌들 역시 "그냥 웃어넘기는 해프닝이 아니다", "비보이 연맹의 실체가 밝혀졌다", "행사 사진을 보니 비보이들보다 중장년층이 더 많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이 연맹의 대표인 이성복 총재는 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근혜봉사단'의 중앙본부장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이 총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근혜봉사단은 순수한 민간단체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육영수 여사의 이웃사랑에 대한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박근혜 전 위원장을 통해 펼치게 하는 목적에서 출발한 순수 민간단체"라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인생을 걸었다"고 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바 있다.
 
한편 대선을 23일 앞두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4층 기자실은 박근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협회, 연맹 등에 소속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 측은 매일 오전마다 지지선언 단체 및 시간 등을 언론사에 알리고 있고, 직능총괄본부도 일부 단체의 지지선언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18대 대선에서 '국민대통합'을 강조한 박 후보의 '세 불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6일에도 목사단체, 새만금 대책위원회, 전국체육대학교수 모임, 한국방송가수노동조합 등이 박 후보 지지선언 행렬에 동참할 예정이다.
 
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세를 불리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지지선언 행렬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인데다가, 이번 비보이연맹 사태처럼 대표성도 없는 단체를 급조했다가 역풍을 맞을 경우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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