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재오만 남았다.”
보수가 총결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내내 갈등을 보였던 친이·친박은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 “모두가 친박”이란 말은 허언이 아니다.
친이계 상당수가 선대위 핵심 직책을 도맡은 것을 비롯해 청와대 출신들도 하나둘 가담했다. 단적인 예가 선대위 공동대변인단. 이상일 대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이 일색이다. 이중 조윤선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를 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새로운 측근으로 떠올랐고, 언론 노출 빈도수가 가장 높은 박선규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수행했다.
또 비박의 최전선에 섰던 정몽준 전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 한때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섰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원조 쇄신파인 원희룡 전 의원도 영국 유학을 중단하고 귀국, 힘을 보태기로 했으며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외곽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충청권 맹주를 자처했던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시작으로 이회창 전 대표마저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경제민주화 등으로 소원해졌던 극우 진영이 이들의 합류로 박 후보 중심의 결집에 가속도를 붙였다. 여기에다 오랜 기간 틀어져 있던 김영삼 전 대통령마저 박 후보 지지로 마음을 돌렸다. 김종필 전 총리도 건강을 추스르는 대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 표명이 있을 예정이다.
말 그대로 이재오 의원을 제외한 전 보수 진영이 박 후보 중심으로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7일 “보수층의 박 후보에 대한 충성도는 매우 강하다”며 “유례없는 결집을 통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학 동기 원희룡이 박근혜를 돕기 위해 영국 유학을 중단하고 돌아왔다. 나경원의 합류도 예상된다. 둘 다 박근혜와 껄끄러운 관계였다. 그러나 착착 결집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선대위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우리로선 내일이 없다. 다음을 기약할 주자가 없지 않느냐”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다. 실제 차차기 주자들이 넘쳐나는 야권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다음을 기약할 만한 주자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절박함은 더욱 커졌다. 물론 이는 보수진영 표를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안철수만 남았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상황이 정반대다. 집안싸움마저 그치질 않고 있다. 친노·비노 간 권력투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데다 안철수의 공백은 너무나도 큰 상처로 다가왔다. 또 물밑에선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해 당권 투쟁도 가열차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가 전날(26일) 후보직 사퇴라는 용단을 내렸지만 아직 공동선대위 구성 및 정책연대 등 구체적 단계의 화답은 전혀 없는 상태다. 또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끝내 독자출마를 강행하며 또 다른 후보단일화를 기약하고 있다.
시민사회마저 안철수 사퇴 후유증으로 결집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선 안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 관련해 갖은 시나리오를 제기하며 문재인-안철수 간 생채기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일부 안 후보 측에선 민주당을 향한 앙금도 내비치고 있다. 문 후보 측 역시 책임론 피하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결집력에 있어 현재 성적만으로는 보수 진영의 압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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