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잠행으로 단일화 제2막이 열리며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전격 사퇴를 선언한 후 공식적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모색 중이다. 이 때문에 대선을 불과 20일 남겨두고 안 전 후보의 행보에 여론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사퇴 이전 단일화 성사 여부에 모든 관심이 쏠리던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 후보 측은 양측의 회동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나가던 23일 이전과는 달리 안 전 후보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문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29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 등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는데 대해 "(안 전 후보가) 왜 초기에 도와주지 않느냐를 갖고 초조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지자들을 잘 설득해 같이 오는게 중요하지 초반에 빨리 움직이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후보의 결단을 재촉하지 않고, 현 상황에서는 문 후보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는 민주당에 대한 안철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 캠프는 문 캠프와 안 캠프를 이간질하는 것과 동시에, 안 전 후보를 비판하던 종전의 태도와는 다르게 '안철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박 캠프의 이상일 대변인은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 캠프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 전 후보의 심정을 잘 헤아린다면 협상 과정에서 보여줬던 문 후보 측의 더티플레이와 위선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통 큰 형님이라 말하면서 실제로 쩨쩨하게 행동하고 나서 상처받은 안 전 후보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하니 또 다른 위선이 아닌가 지적하고 싶다"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정옥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결국 문 후보 혼자 힘으로는 대선에 이길 자신이 없으니 다시 '새 정치' 운운하며 안 전 후보를 어떻게든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라며 "특히 '영혼은 팔지 않았다'는 안 전 후보의 영혼마저도 빼앗으려는 '악마'의 모습, 그것만큼은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문 후보 측을 비판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을 갈라놓겠다는 '이간질' 전략이다.
이와 동시에 '안철수 정신'을 내세우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흡수하는 전략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박 캠프의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26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은 대부분 정치쇄신과 새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라며 "새누리당은 이들의 열망과 바람을 알고 있어 정치쇄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쇄신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며 "참고로 안 전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과 새누리당의 정치쇄신안이 거의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후보 사퇴로 선거판에서 퇴장한 안 전 후보가 박근혜와 문재인을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진 안 전 후보가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양 캠프는 물밑에서 꾸준히 접촉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를 외치며 문 후보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철수 캠프는 현재 해단식을 미뤄놓은 상태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캠프 폐쇄 절차를 밟고 있고, 현업으로 돌아간 관계자들을 제외한 캠프 인력을 조직화하기 위해 워크샵 등을 통해 내부단속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워크샵과 해단식이 종료되는 시점에 문 후보 지원 일정과 구체적인 행동이 나올 것으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원방식은 안 캠프 구성원들이 문 캠프에 합류하는 방식보다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각 당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 간에 언제,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질지 여론의 관심은 '단일화 시즌2'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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