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까지 '재정절벽' 문제의 합의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협상안 마련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정재계 인사를 만나는 등 재정절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 "크리스마스 전까지 합의 끝낸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의 최종 목적은 공정하고 균형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전까지 이 일을 매듭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손 놓고 있으면 내년부터 자동으로 세금이 올라 미국 내 모든 가정의 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인상 계획을 다시금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인 기준 가족당 2200달러의 세금부담이 더해질 것"이라며 "이는 식료품비, 기저귀값, 의료비 등에 지출할 돈이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경제회의(NEC)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세금이 올라가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2000억달러의 소비지출이 줄고 GDP는 1.4%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재정절벽 위기가 현실이 되면 6710억달러 규모의 연방예산이 삭감되고 세금이 늘면서 미국이 경기침체(리세션)에 빠질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와중에 톰 콜 공화당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증세' 방안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인용하며 "공화당 의원들도 중산층을 살리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추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화당 또한 우리와 같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재정절벽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미 부자증세에 동의한 상태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만 지지해 준다면 바로 이 법안에 싸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기업 CEO·미트 롬니와 재정절벽 해법 전격 논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여세를 몰아 정재계 인사를 잇따라 만나며 재정절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 행보에 나선다.
최근 중소기업 오너들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골드만삭스 CEO, 더그 오버헬먼 캐터필러 CEO 등 14개 기업 총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재정절벽 해법을 놓고 논의했다.
오바마는 지난 14일(현지시간)에도 재계 총수들을 만나 고소득층의 세율을 높이는 등의조세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지지기반인 재계를 설득해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해 나가려 한다고 분석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에는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와 오찬을 함께하며 같은 주제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팀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의회에 긴급 파견해 상하원 지도부를 상대로 설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오는 30일(현시시간)에는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인형공장에 방문해 기업인들을 직접 만난다.
이런 와중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날 어스킨 보울스 전 재정위원회 부의장은 "공화당의 타협의지가 부족하다"며 "올해 안으로 재정절벽 협상안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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