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4일 열린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맹공을 퍼붓자 “네거티브를 작정하고 나온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오늘 아주 작정하고 네거티브를 해 박근혜를 어떻게든 내려 앉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 후보 주장을 네거티브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그럼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박 후보의 태생적 한계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사항은 모두 공세 대상이었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일본에 충성맹세한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 친일로 나라 팔아먹더니 군사 쿠데타로 집권했다. 철권을 휘두르면서 유신 통치했다. 뿌리는 속일 수 없다”고 했으며 한미 FTA와 경제주권을 언급하며 “대대로 주권을 팔아먹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공감과 소통, 경청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박 후보를 향해 “불통, 오만과 독선, 구시대 제왕적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슬로건인 여성 대통령을 겨냥해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라고 비난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정치쇄신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새누리당이 없어지는 것이 정치쇄신”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성을 바꿔 김석기, 이재연 의원으로 호명하자 “예의와 준비를 갖춰라”고 맞받았고, 당명에 대해서도 “민주노동당은 통합진보당의 전신”이라며 “유념해 달라. 정확하게 알고 질문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예산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집권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날치기 처리”라고 말했으며, 유통산업발전법이 새누리당 반대로 국회를 통과 못한 것에 대해 “밖에서는 대형마트 규제하겠다고 하고, 국회에서는 골목상권 규제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수장학회 논란도 이 후보의 공세 대상이었다. 그는 “박 후보는 평생 장물을 받고 살아온 분”이라며 “전두환 군사정권이 6억원을 줘서 받았다고 고백하지 않았나. 당시 은마아파트 30채 살 수 있는 돈이다. 정수장학회, 영남대 다 강탈한 장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사회 환원은 자연스레 뒤따른 요구였다.
또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근절에 대한 의지를 박 후보가 피력하자 “비리 터져 나와도 다 꼬리자르기 하고 있다”며 “박 후보 지지율 지킨다고, 대통령 만들겠다고 다들 잘라내고, 제명하고, 사퇴시키질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측근 비리 발생시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해라. 그래야 비리가 끊긴다. 그게 역사에 대한 기여다”고 몰아붙였다.
또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남북합의사항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은 합의 파기 세력”이라며 “박 후보 발언을 보면 한반도 책임지겠다고 나서면 안 된다. 구시대 유신시대 대결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 “유신의 첫 퍼스트레이디”라며 “이런 분이 남북화해를 이뤄야 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것, 옳지 않다. 무자격자”라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또 박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말하면서 대선에 출마하고, 토론회에 나오는 것이 옳은 행동이냐며, 국고보조금 먹튀 주장을 제기하자 “궁금하신 모양인데 박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거다.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박 후보가 오늘 하신 말씀 세 가지만 확인하겠다”며 “유통산업발전법 당장 통과시켜라.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는데, 대선 전에 환원해라. 측근비리 나오면 사퇴해라. 비리 끊는 대통령 되겠다는 의지 보여라”고 끝까지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박 후보는 이 후보의 거친 말이 이어지자 얼굴을 붉히고 싸늘한 표정을 짓는 등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작정하고 나온 것 같다”는 한마디의 대가는 너무도 컸고,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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