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0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부각시키고,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다.
지난 4일 1차 TV토론에서 박 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설전에 가려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 후보는, 이번에도 네거티브를 지양했지만 한결 더 분명한 태도로 임했다는 지적이다
문 후보는 경제분야를 주제로 다룬 이날 TV토론 모두발언에서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고 성장도 살리면서 국민들 모두 함께 잘 살게 만드는 정책의 핵심이 경제민주화와 일자리"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정부의 재벌위주, 부자감세와 줄푸세 정책"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며 박 후보에게 "이명박 정부에서 민생이 아니라 모든 것이 파탄나거나 멈췄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아울러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4대강과 부자감세 등 115개의 반 민생법안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해서 민생이 파탄났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실패에 박 후보의 공동책임은 없냐"고 이명박 정부와 박 후보를 묶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참여정부의 실패를 거론하며 반격하자 "참여정부가 민생을 충분히 보살피지 못했다, 양극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그런 지적은 저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하면 양극화, 민생파탄은 이명박 정부에서 훨씬 심해졌다. 온 국민이 다 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또한 "참여정부가 못한 부분은 이미 2007년 대선 때 충분히 심판을 받았다"면서 "지금은 2012년 18대 대선"이라면서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한 지난 5년을 심판하는 선거다. 새누리당에 의해 민생파탄이 일어났고, 중산층과 서민들 삶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심했다면 이제는 새누리당이 심판을 받을 차례"라고 전선을 분명히 했다.
한편 문 후보는 복지정책 관련 자유토론에서도 건강보험 보장률 문제에 있어서 박 후보와 이견을 드러냈다.
여기서 박 후보는 "국민의 의료비 걱정을 덜어 드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면서 "핵심은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제 경우는 한 번 병에 걸리면 가계가 휘청거리는 암, 중풍 등 4대 중증질환은 100% 국가가 책임지고 재정상황을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의료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 후보는 입원, 외래 등을 다 포함해서 전체 진료비의 90% 보장을 약속했다"며 "그렇게 하려면 연간 14~20조원의 보험료를 조달해야 한다. 결국은 건강보험료를 지금의 2배 정도로 올려야 된다. 이것은 서민들에게 보험료 폭탄"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4대 중증질환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고, 박 후보는 "심장병과 암, 희귀난치성 질환, 중풍 4가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에 의하면 심장질환은 국가가 책임지고, 간질환은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그것이 합리적인 구별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가정의 파탄까지 가는 중증을 먼저 건강보험에서 100% 보장을 함으로써 그런 중병을 앓으면서 병원도 못 가고 치료도 못 받는 국민이 없도록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맞받았지만, 문 후보는 "지금 해마다 500만원 이상 의료비 자부담을 하는 환자가 350만명 정도 된다. 1000만원 넘게 부담하는 환자도 100만명"이라면서 "박 후보가 말하는 4대 중증질환에 해당하는 환자는 그 가운데 15%밖에 안 된다. 나머지 85%는 의료비 경감에서 제외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결국 문 후보는 기어이 "일단은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을 하겠다. 점차 재정 형편을 봐가면서 보장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박 후보의 일보 후퇴 발언을 들을 수 있었다.
토론이 끝나자 문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 복지에 대한 정확한 문제의식과 깊은 식견 및 차별화된 문제해결 능력을 자신감 있게 보여줬다"며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광온 대변인은 "문 후보는 일자리 창출로 성장과 복지를 달성하고 경제민주화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농어민과 비정규직 근로자 등 우리사회의 약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따뜻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브리핑을 했다.
그는 반면에 "박근혜 후보는 민생의 기초인 경제와 복지에 식견이 매우 부족함을 보여줬고, 이 정도의 식견으로는 합리적 경제정책 운용과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제대로 실현할 수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고 혹평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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