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 동향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하향 시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이 부각됐음에도 미국 달러에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는 1.294달러로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고 달러·엔은 82엔으로 저점을 낮추고 82.3엔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사임 의사를 밝혔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정계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이 부각됐다. 이 영향으로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가 개혁프로그램을 지속하지 않으면 유로존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유로존의 롱(매도)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됐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완화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며 유로화는 지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FOMC에서 현재의 경기 회복 속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최소한 현재 수준의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말 종료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하거나 비슷한 규모로 자산매입을 확대하는 한편, 매입 대상 증권을 국채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2월 이후 외국인은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1조196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원화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 속에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주식 매수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 당국의 속도 조절에도 불구하고 역외시장 중심의 매도세로 원·달러 환율이 1080원을 하향 돌파했다"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80원 붕괴 이후 당국이 하락 속도 조절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개입보다는 외환 규제책 등의 간전 개입 방식을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연말까지 추가 하락 여부는 재정절벽 협상 타결 여부 등 대외 여건이 결정할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당국과 역외시장 움직임을 주목하며 조심스러운 추가 하락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76~1083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어제 당국이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가중치 부여 및 선물환 포지션 비율 적용을 일별 관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언급했다"이라며 "하지만 NDF 규제는 환율의 반등을 견인할 동력이 부족하고 오히려 변동성을 축소시켜 거래 부진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80원을 하향 이탈한 후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는 만큼 개입경계는 높아질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070원대 후반 흐름을 지속하며 당국 움직임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77~108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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