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이한승기자]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TV 찬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와 함께 투표 참여를 호소하기로 했다. 제3지대에 서며 대선정국을 뒤흔들었던 그가 어느새 문재인의 절대적 우군이 됐다. 이른바 문·안 연대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4일 “방송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며 “다만 출연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극적 효과 연출을 위해 선거 직전일인 “화요일(18일)을 염두에 두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안 전 후보 측은 민주당과 세부사항을 조율해 이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요일과 시간대, 메시지 등이 조율 대상이다.
민주당 등 야권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방송 출연을 확정짓기까지 새누리당이 나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현 공보단장이 최근 안 전 후보에 대한 보도 자제 요청을 한 뒤 KBS와 MBC 등 주요 방송에서는 안 전 후보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역작용을 불러 오면서 안 전 후보의 방송 출연 결심을 앞당겼다는 게 이들 분석이다.
앞서 진심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호창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 후보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 중에 방송 찬조연설 같은 경우도 하게 되면 어떻게 할지, 다른 방식은 뭐가 있을지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와 ‘새정치 실현’을 위해 후보직 사퇴라는 개인적 아픔을 털고 단일후보인 문 후보를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는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식에 있어 ‘안철수답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안 전 후보는 13일 대전을 찾아 문 후보와 합류한 뒤 “문재인 후보께서 새 정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 그 약속 꼭 지키리라 믿고, 아무 조건 없이 도와드리기로 했다”며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새 정치는 기득권 내려놓기부터 시작한다. 지역격차, 빈부격차가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며 격차 해소의 첫 단계는 정권교체임을 분명히 했다.
‘아름다운 동행’으로 명명된 문·안 인사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북상시켜 9일 수도권(경기 산본)에 상륙한 뒤 이날 중원인 대전으로 되돌아왔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곳마다 구름인파가 몰려들어 대중 동원력과 파괴력에 있어선 검증된 카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편 안 전 후보는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심장부인 대구와 울산을 차례로 찾아 지역주의 장벽에 묻힌 표심 흔들기에 나선다. 같은 시각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에서 물러설 수 없는 정면승부를 벌인다. 대선은 꼭 5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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