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입찰에
현대중공업(009540)만이 참여하면서 이번 입찰 역시 유찰로 끝이 났다. 그동안 강한 인수의지를 내비쳤던
대한항공(003490)은 인수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돌연 불참했다.
17일 정책금융공사는 이날 오후 3시까지 KAI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중공업 1곳만이 본입찰에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시 KAI 매각이 원점에 서게 된 것.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KAI 매각 작업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할 지, 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오는 19일 대선 이후 주주협의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KAI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대한항공의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가 지난 16일 제3차 TV 대선토론에서 KAI 매각에 대해 모두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 대한항공이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항공산업은 국가가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며 사실상 KAI 매각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박 후보 역시 "KAI 매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성급한 민영화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유력한 두 대선후보가 모두 반대하는 상황이니만큼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KAI 매각은 중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설령 이번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자 지위를 얻게 되더라도 새 대통령이 KAI 매각을 반대하면 본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KAI측은 이번 매각이 무산된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KAI 관계자는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됐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측이 이번 입찰에 불참한 공식적인 이유는 높은 인수가격이다. 하지만 애당초 KAI를 인수할만큼의 자금여력이 충분치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금동원만 봤을때는 대한항공이 현대중공업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여러가지 상황 등을 봤을때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