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금산 분리가 실현될 것인가. 차기 정부를 대하는 삼성의 긴장감이 남다르다.
물론 순환출자 금지 등 강력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공약한 문재인 민주당 후보로의 정권교체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박근혜 당선자의 경제민주화 방안도 만만치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중에서도 삼성이 가장 긴장하며 지켜보는 대목은 '금산 분리'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얽히고 얽힌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그룹의 전체 개편과 맞물려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21일 CEO스코어는 경제민주화 공약 실현 시 삼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제목의 자료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51개 그룹 중 금융계열사의 투자지분이 5%를 넘는 비금융계열사는 22개사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6개사나 포함돼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됐다.
박근혜 당선자는 경제민주화 공약의 핵심으로 대기업그룹의 금산분리 강화와 정년연장, 고용증대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대기업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 강화를 가장 먼저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표 금산분리’의 핵심은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보유 제한비율을 일단 10%로 낮추고 이후 5년간 1%식 낮춰 5%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입장에서 당장은 큰 영향이 없지만, 5% 수준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지분보유 제한을 강화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7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6.53%) 삼성화재(1.09%) 등이 모두 7.62%의 지분을 갖고 있어 허용한도인 5%를 초과한 2.62%의 지분을 사들여야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다. 이 지분을 사들이는데 드는 비용이 20일 현재의 주가로 계산할 때 6조6971억원에 이른다.
또 삼성그룹은 에스원과 호텔신라의 경우도 초과지분이 4.64%와 7.09%에 달해 경영권 수호를 위해서는 1244억원과 1277억원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5개사, 교보생명그룹은 4개사, 동양그룹은 2개사가 포함됐으며 현대그룹, 한국투자금융그룹, 대한전선그룹, 이랜드그룹 등은 각각 1개사 씩이 포함됐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상호와 부동산114, 수원학교사랑, 시니안, 오딘홀딩스 등 5개 중소계열사들의 지분이 70% 이상이어서 상당한 비용부담이 필요할 전망이고 교보생명보험그룹도 교보문고의 지분 85%를 비롯, 교보데이테센터, 교보리얼코, 교보정보통신 등 4개사의 금융계열사 지분이 60% 이상이어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은 초과지분 해당기업은 2개이지만 주력사인 (주)동양의 금융계열사 지분이 26.81%나 돼 초과지분 21.81%를 인수하기위해서는 약 44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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