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전두환 정권 당시 '진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故 김정인씨 유족들이 51억여원의 국가 배상 판결을 받았다.
故 김씨에 대해서는 역대 위자료(이자 제외) 최고액인 25억원이 산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재판장 한규현)는 2일 김씨의 유족 등 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5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수사 전반에 걸쳐 침해했고 밤샘수사, 각종 고문 및 협박 등 극심한 가혹행위로 김씨로부터 허위 자백을 받아냈고 김씨를 사형 당하게 했다"며 "이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국가가 오히려 가해자가 돼 김씨와 그 유족들에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위자료 산정에 대해 "이 사건은 불법행위가 있던 때로부터 약 30년이 경과한 시점에 위자료 배상이 이뤄짐에 따라 장기간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특별히 참작한다"고 설명했다.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은 지난 1980년 8월 전두환 정권 하에 중앙정보부가 농협 직원이던 김씨의 외삼촌이 전남 진도에서 24년간 고정간첩으로 암약했다고 발표한 뒤, 김씨 등 일가 친척 7명에 대해 간첩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사건이다.
이후 김씨는 1985년 10월 유일하게 사형이 집행됐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을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에 사과 및 재심 조치를 권고했다.
유족들은 2009년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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