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코웨이가 계사년과 함께 MBK파트너스 품에서 새출발했다.
웅진홀딩스가 지난해 2월 지분 매각을 발표한 지 1년, MBK파트너스가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지는 5개월 만이다.
2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대금 1조1915억원 가운데 65%인 7800억원 가량을 이날 오후 입금을 완료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측으로부터 여러 계좌를 통해 매각 대금을 입금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5%의 계약금과 중도금 30%를 각각 지불했다.
이날 웅진케미칼 지분 인수도 동시에 진행됐다. 웅진홀딩스는 코웨이가 보유한 1782억원 가량의 웅진케미칼 지분 46.3%(2억1464만4092주)도 넘겨 받았다. 웅진홀딩스는 코웨이 매각이 완료되는 대로 웅진케미칼 매각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기업회생 절차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2월 중에 법원에서 채권단이 참여하는 집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이후 제출될 회생계획안 작성 이전에 웅진케미칼을 포함한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구체적 매각 일정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웨이는 이날 지분 매각 종료와 동시에 완전히 '웅진'의 품을 떠났다. 지난해 8월 웅진홀딩스와 MBK파트너스가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지 5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 셈이다.
◇코웨이 홈페이지
양측은 당초 9월에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인 극동건설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매각 작업은 잠시 난항을 겪었다.
웅진홀딩스는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MBK파트너스와 체결한 계약을 해지하고, 2014년에 매각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채권단은 웅진홀딩스의 계획에 제동을 걸며 조기 매각을 촉구하는 등 웅진홀딩스와 채권단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법원은 채권단의 바람대로 조기 매각을 결정했다.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달 만이다. 매각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웅진그룹 전체가 위험에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이 중재에 나서면서 웅진코웨이 매각은 다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매각 재개를 결정한지 불과 열흘도 채 안돼, 이번에는 미래에셋 계열 사모투자펀드 미래에셋PEF가 웅진코웨이 매각 지분 30.9% 가운데 5% 지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이에 채권단과 웅진홀딩스는 지난해 11월초 웅진홀딩스가 매각대금을 받으면 미래에셋PEF는 코웨이 지분 5%에 상응하는 금액인 1600억원에 대한 인출제한 권한을 부여받는다고 합의한 뒤에야 겨우 매듭 지었다.
코웨이는 매각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홀로서기를 차근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을 '코웨이(COWAY)'로 변경하는 한편, 김병주 회장과 윤종하 대표이사 등 MBK파트너스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했다. MBK파트너스 측 임원은 매각 작업이 종료된 이날 오후부터 임기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편 코웨이는 모그룹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과 매각 이슈에도, 지난 3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몸값 매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해 '한뼘 정수기'와 '스스로 살균 카운터 탑 얼음 정수기' 등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458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 1%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인수를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기업가치가 한층 제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웨이는 오는 2월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각 과정에서 진통이 극에 달했던 지난 4분기에도 흔들림 없는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 일지>
▲ 2012년 2월6일 웅진홀딩스,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 발표
▲ 2012년 7월6일 GS 리테일 우선매각협상대상자 논의
▲ 2012년 7월13일 콩가 그룹 우선매각협상대상자 논의
▲ 2012년 7월24일 KTB PE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 2012년 8월16일 MBK 파트너스와 본계약 체결
▲ 2012년 9월26일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체결
▲ 2012년 10월26일 법원,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 결정
▲ 2012년 11월27일 웅진코웨이, '코웨이' 사명 변경 및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및 임원 코웨이 이사로 선임
▲ 2013년 1월2일 MBK파트너스 인수대금 입금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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