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올해 항공업계 최대 화두는 '환율'이다.
지난해 높은 유가로 항공사들이 저마다 시름을 겪었지만 올해들어 유가는 어느정도 안정된 모습이다. 결국 남은 변수는 환율. 유가가 어느정도 안정된 이상 환율이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까지는 각 항공사들의 바람대로 연초부터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환율하락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성장동력인 IT와 가전분야 등 수출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사에게는 때 아닌 호재로 작용하고 있어 '나홀로' 표정관리에 분주하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 내린 1061.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1185원에서 10월 1100원대를 돌파한 후 올해 초 15개월만에 1060원대에 안착했다.
이처럼 환율하락이 가속화되면서 항공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화강세 기조가 다방면에서 항공업계에게는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내국인 출국수요가 늘어난다. 구매력 강화라는 측면이 자연스럽게 부각되기 때문에 여객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항공사의 비용 중 상당부분(40%)을 차지하는 유류비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이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나타난다.
여기에 신형 항공기 구매 등으로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사로서는 외화환산 평가이익이 발생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실제 환율 10원이 하락하면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의 외화환산 평가이익이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기 구입, 리스 등 항공기 운용과 관련해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외화부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면서 외화환산이익을 발생시킨다.
현재 대한항공의 순 부채는 75억달러 수준. 환율이 10원 내리면 950억원 이익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항공기 구매와 관련해 외화부채와 외화결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업비용 감소가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순 달러화 외화부채는 11억달러로 추정된다. 환율이 10원 내려면 170억원 정도의 이익을 예상할 수 있다.
박세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계의 실적이 환율과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상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보다는 전통적인 항공업계 성수기인 하반기에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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