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막대한 유동성과 이에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투자금이 몰렸던 글로벌 상품시장은 올해도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상품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팽배한 만큼 장기간 상당한 변동성도 동반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고 세계경제의 유동성이 증가하며 소폭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 가격은 당분간은 강한 탄력을 받기는 어렵지만 그 동안 상승을 견인했던 재료들이 시장에 여전한 만큼, 온스당 1900달러까지 올라설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주요 IB "국제유가, 지난해 보다 소폭 상승할 것"
올해 국제유가는 수급 완화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의 정세불안과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주요 투자은행들은 중동지역에서 원유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급등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시각이다.
도이치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를린치, JP모간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브렌트유에 대해 내놓은 평균 가격은 배럴당 113.77달러다. 이는 지난해 평균 브렌트유가인 111.75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경우 IB가 제시한 평균치는 올해 105.15달러로 지난해의 96.21을 웃돌았다. 특히 바클레이즈는 올 4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 내다봤다.
◇주요 IB별 내년 유가 전망(WTI) (출처: 국제금융센터,뉴스토마토)
여러 리스크 요인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동 정세 불안이다. 다른 어떤 재료들 보다 중동의 정세가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이란의 핵문제 그리고 시리아와 이집트 내전 불안 등 중동발 이슈가 유가의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폴 홀스넬 바클레이즈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안이 유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이란의 대립각이 커짐에 따라 유가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발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셰일오일 혁명이 2013년 큰 영향력 발휘하지 않을 것이란 근거도 제시됐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큰 영향력은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셰일오일 혁명에도 불구,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드니 소재 투자 컨설팅업체인 팻 프로펫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북미지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는 있지만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2013년 원유시장에는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중동 지역 원유 수입량이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원유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북미지역의 셰일오일 등 비전통적인 원유 공급으로 세계 원유량이 충분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 생산이 감소, 셰일오일 증산이슈를 상쇄할 것이란 설명도 제시됐다.
FT는 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한때 일일 생산량을 30년만의 최고치인 1010만배럴까지 끌어올렸다가 다시 950만배럴로 줄인 바 있다.
◇금 랠리, 끝나지 않았다..연말 1900달러 전망
금은 지난해 온스당 1675.8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한해동안 7% 상승해 12년 연속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줬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금의 평균 수익률은 16.28%다.
이는 S&P500지수 평균 수익률인 3.26%와 CRB 선물지수 평균 수익률인 3.47%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그 동안 금 가치를 올려 놓았던 재료들이 사라지지 않고 올 한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도 금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양적완화책을 펼치고, 안전 자산 선호도도 유지될 것으로 가정한데 따른 것이다.
오스틴 킨들 샤프스 픽슬리 트레이더는 "각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며 중앙은행들의 금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며 금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3차 양적완화(QE) 조기종료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이 지난 11월 실업률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6.5%로 제시, 향후 금리정책을 실업률 하락과 병행할 것을 천명했다"며 지난달 기준 미국 실업률이 7.8%임을 감안하면 QE3 조기 종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지출 축소가 실현될 경우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점 역시 QE3 조기종료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 덧붙였다.
김혜영 동양증권 상품담당 연구원은 "내년 금 가격에 대해서 가파른 상승보다는 상반기 때 어느정도 조정 국면을 거친 다음에 하반기 소폭 반등하는 안정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금은 최근 안전자산으로서 순기능에 충실해 지고 있다"며 "올해 온스당 1500~1900달러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주요 IB별 내년 금 가격 전망 (출처: 블룸버그,뉴스토마토)
각국 IB들이 예측한 연말 금 가격 평균은 온스당 1900달러다. 도이치뱅크가 온스당 2100달러로 가장 높게 제시한 반면, 씨티그룹은 금값이 172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며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기초금속·면화價, 방향성 찾기 위한 변수 점검해야
올 한해에 구리 등 기초 금속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까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IB별 내년 구리 가격 전망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 6개 IB가 제시한 구리가격은 평균치는 8072.5달러로 지난해의 8024.4달러에 비해 소폭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주요 IB 가운데 모간스탠리는 올 한해 구리가격이 톤 당 8600달러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캐서린 비가 CPM그룹 리서치헤드는 "구리 가격은 올 상반기 8000달러선 위에서 움직이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힘이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구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 등을 배재할 수는 없지만 올 한해 구리가 전년대비 15만톤 추가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구리 추가 상승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산업재인 알루미늄, 니켈도 올해보다 소폭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면화 가격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모간스탠리는 "올 한해 면화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2012~2013년 평균 파운드당 80센트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씨티그룹은 "2013년 면화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에서 면화를 구매하는 단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3년 면화가격은 전년대비 13%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곡물 가격 가운데 대두는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옥수수 가격은 지난해 같은 초강세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와 달리 옥수수 수확량은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농산물관측(WASDE)은 "캐나다와 러시아의 옥수수 생산량은 각각 전년대비 150만, 110톤 상향 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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