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엔저 현상이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9일 주요 외신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엔화 약세 현상이 일본 자동차 기업과 전자 기업의 이윤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1월부터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4% 절하됐다. 이는 지난 1989년 이후 가장 긴 랠리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베 총리가 보인 의지의 결과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달러 당 엔화 환율이 90~100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율이 오를 경우 도요타의 이익이 크게 개선 될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도요타 측은 달러 엔 환율이 1엔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은 35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3월 끝마친 2011 회계연도에 도요타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 하락한 2836억엔을 기록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도 있었지만 75.35엔까지 하락했던 환율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츠보 후미오 파나소닉 회장 역시 엔화 환율이 90엔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카를로스 고슨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당 100엔이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역시 엔저 기조 유지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 주요 수출 기업이 누리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미즈 미츠오 이와이코스모홀딩스 애널리스트는 "일본 자동차 업계는 엔화 약세의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나가하마 토시히로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에 따라 엔화의 평가 절하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더했다.
다만 전자 업계에서는 엔화 약세의 효과가 다소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대항마로 꼽을 수 있는 제품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일본 전자 업체들이 TV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04년의 10%에서 지난해 29%까지 끌어올렸다.
시미즈 애널리스트는 "일본 전자업체들은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매력적인 제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츠보 파나소닉 회장은 "엔화 약세는 시장 경쟁을 다소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기회를 빌어 보다 강한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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