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건설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주택시장 침체와 공공발주 급감으로 올해 건설경기 역시 불투명하다는 전망들이 팽배하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계사년 새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 화두를 '생존'으로 설정하고 살아남기 위한 대대적인 대안 찾기에 분주한 상태다.
어려워질 건설경기에 대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한 조직 슬림화는 물론, 매출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플랜트 등의 해외수주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 재정비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 위한 신사업도 눈에 띈다.
건설사들은 올해 역시 "위기가 기회"라며 생존을 위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해외수주만이 살길"..역량 강화 '총력'
건설업계의 위기는 주택사업 위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주택사업은 건설사들을 먹여 살리는 '캐시카우'였지만, 장기적인 불황과 수익성 악화로 이제는 그야말로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연말 인사철에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고 인력 등을 재배치하는 등 사업을 축소한 반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조직 슬림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재정비를 단행했다.
국내 주택경기 하락에 따른 일감 부족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한차례 주택사업 비중을 축소하면서 남은 인력을 원자력본부와 해외사업본부 쪽으로 충원한 현대건설(사장 정수현·
왼쪽 사진) 은 올해 역시 국내영업담당 부서는 5실10팀에서 4실8팀으로 축소한 반면, 해외영업본부는 해외영업기획실을 신설해 해외개발사업실, 해외계약관리실, 해외영업1실, 해외영업2실 등 기존 4개실에서 5개실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수주 누적액 900억달러를 돌파한
현대건설(000720)은 올 사업계획의 초점을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에 맞추고 매출비중은 해외 65%, 국내 35%로, 수주액은 해외 75%, 국내 25%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047040)도 지난해 기존 플랜트사업본부를 발전사업본부, 석유화학사업본부, 플랜트엔지니어링본부, 플랜트지원본부로 신설하면서 4개의 본부 체제를 갖췄으나, 올해 해외영업본부를 하나 더해 5개 본부체제로 확대했다.
여기에 원자력사업팀과 원자력프로젝트팀을 합쳐 원자력사업실로 승격하며 5개 본부 1실 체제를 갖췄다. 해외역량을 강화하되 사업을 세분화하고 국내외 원전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006360) 역시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비중이 줄어든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 개발실을 건축·주택사업본부로 조직을 통합해 몸집을 줄였다.
대림산업(000210)은 이철균 부사장을 사장
(오른쪽 사진)으로 승진시키면서 플랜트사업본부장과 해외영업실장을 겸임토록 했다. 이 역시 기존 토목, 건축, 플랜트 사업본부로 나뉘어 있던 해외영업부문을 해외영업실로 통합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해외수주의 95% 가량을 차지하는 플랜트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건설경기에 대비해 건설업계가 해외사업 강화와 조직 슬림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특히 확실한 승부를 걸 수 있는 해외건설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주 역량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먹거리찾자"..신사업 진출로 생존 모색
건설업계는 해외수주 역량 강화는 물론 신사업을 적극 전개하면서 생존전략과 지속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래 성장동력사업 기반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토목환경사업본부의 자원개발 연계사업 ▲물환경 수처리사업 ▲건축사업본부의 그린스마트빌딩 ▲플랜트사업본부의 철강플랜트 및 원전성능개선사업 ▲전력사업본부의 민자발전 및 발전운영사업 등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선정해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성장 분야와 관련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올해 역시 엔지니어링 기반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000830)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되고 있는 민자발전, 발전플랜트 등의 역량을 강화해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고층건물과 장대교량 등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대림산업 역시 강점인 에너지 발전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기존 단순도급 방식 수주에서 벗어나 민자발전과 석유화학 등의 사업영역을 확보해 나간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은 올해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최우선 과제인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이를 조기에 사업화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
◇지난해 삼성물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대 복합화력발전 민간발전사업자로 선정돼 계약 체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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