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이 최근 제약사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 강도높게 질타한 것과 관련 업계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편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인 반면, 다른 편에서는 '업계를 두번 죽이는 일'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1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손건익 차관은 지난 17일 한국제약협회를 찾아,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관행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특히 이 같은 발언은 내달 혁신형제약사 인증 취소 가이드라인 확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일단 복지부가 기존 방침대로 혁신형 인증 취소 가이드라인을 확정, 리베이트에 연류된 제약사들을 탈락시키겠다는 의중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임원은 “복지부 차관이 직접 제약협회를 찾아 이 같이 센 발언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 원칙에 의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중을 전달한 것”이라며 “아마도 다수의 제약사들의 혁신형 인증 취소가 불가피 하지 않겠냐”고 해석했다.
다른 임원 역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고 말했다.
◇간담회 시작 전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왼쪽)과 안도걸 복지부 보건산업정책 국장이 혁신형제약사 관련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
현재 43곳 혁신형제약사 가운데 15곳 기업이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과 식약청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경우 다수의 혁신형 제약기업이 취소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혁신형 인증 취소 기준(리베이트)을 쌍벌제(2010년 11월)시행 이후부터 소급적용하겠다는 입장이고, 제약협회는 혁신형 인증 시점(2012년 6월)부터 소급적용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혁신형제약사 인증 당시 복지부는 여러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로 검찰과 식약청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줄 알면서도 정책을 추진했다"면서 "이제 와서 취소한다는 것은 업계를 두 번 죽이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약산업 육성 차원에서 혁신형 인증제도를 도입했다면 복지부가 면밀히 검토해 ‘리베이트 혐의’를 받고 있는 제약사들은 제외하고 나중에 인증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 17일 열린 혁신형제약사 CEO 간담회에 유일하게 김원배
동아제약(000640) 대표이사만 참석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불거진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불편한 자리를 피했다는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동아제약 혁신형 인증 취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아제약 이번 리베이트 규모는 쌍벌제 이후 사상최대 금액(48억)으로 혁신형 인증 취소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경우 아마도 그렇게(인증취소) 확률이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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