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었던 애플..4분기 실적 삼성에 ‘참패’
아이폰5 4780만대 판매, 삼성에 크게 뒤지며 예상치 하회
2013-01-24 17:09:48 2013-01-24 17:11:53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지난 4분기 갤럭시 시리즈와 아이폰5로 맞붙은 삼성전자(005930) 대 애플의 진검승부는 '혁신이 없었던' 아이폰5의 패배로 일단락 됐다. 4분기 애플의 주력상품인 아이폰5 판매량이 4780만대에 그치면서 사실상 삼성전자에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아이폰5의 판매량만 따지고 보면 쉽게 실패로 단정하긴 어렵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0만대 이상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는 분기마다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큰 차이로 압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애플로서는 충격적이다. 또 아이폰 신제품이 항상 분기 판매량 1위를 독차지하던 공식도 깨지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가 출시됐던 2010년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1410만대에 달했다. 3분기 7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S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였다. 스티브 잡스가 개발 과정에 관여한 마지막 제품인 아이폰4S 또한 2011년 4분기에 3700만대를 팔아치우며, 갤럭시S2로 도전장을 내민 삼성을 약 50만대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부터 갤럭시S3, 갤럭시노트2를 2달 간격으로 출시한 삼성전자의 '샌드위치' 전략에 애플이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삼성은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4분기 65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아이폰5를 압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시리즈의 라인업 다양화는 애플과 같은 단일 제품 노선보다 세분화된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특히 갤럭시노트2의 경우 스마트폰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해 수요를 다양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아이폰5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부분도 판매량 부진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아이폰5는 복잡한 제조공정과 팍스콘 파업 등으로 출시 초반부터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아이폰5에서 새롭게 공개한 '애플 맵'도 콘텐츠 부실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의 또 다른 관심사는 애플이 자랑하던 이익률의 하락이다. 애플의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44.7%에서 38.6%로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됐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대형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애플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애플의 생산비용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이폰5 부진 이유를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에서 찾기도 한다. 국내 대형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사실상 전 세계 IT업계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에 나서면서 오히려 자기 제품에 대한 운신의 폭마저 제한시킨 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이후 애플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쇼 우 스턴애이지앤리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 분기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19% 정도로 추정되고, 삼성전자는 30%로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시장 점유율 35%, 애플은 20%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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