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애플의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소식에 애플 관련주인 정보기술주(IT)가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의 2분기 실적 또한 월가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IT 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전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1분기(10~12월) 순이익이 131억 달러, 주당순이익 13.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13.47달러를 상회한 수준이다. 반면 매출은 전년 대비 18% 가량 늘어난 54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547억3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410억~43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455억달러에 비해 낮은 수치다. 매출총이익률도 37.5~38.5%를 제시했다.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38.6%였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이 감지되는 수치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부문의 경우 미국 IT 부문의 영향을 받게 돼 있는데 미국 IT 부문을 주도하는 애플의 실적 부진에 투자심리가 악화돼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며 “IT 부문에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은 이미 애플 관련주 조정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의 실적 모멘텀이 이전보다 약해진 것이 숫자로 나타난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 관련주 실적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하향 조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도 충분한 선행 조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주가 급락으로 이날 투자 심리는 부정적이겠지만 조정 후 반등을 모색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매출 비중이 25% 정도인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12월 고점 대비 26%가 하락했으며 LG이노텍도 15% 하락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애플 관련주 중 가장 많은 주가 조정을 받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반등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적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과 2분기부터 빠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하반기 대형 LCD패널 쇼티지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고 권 연구원은 진단했다.
한편 애플의 약세는 삼성전자 등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혜주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는
파트론(091700)의 경우 보급형 카메라 모듈과 안테나 부문에서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물량 증가로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커 차익실현은 이르며 신규 투자도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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