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STX대련이 중국 국영은행과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그룹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현지 투자유치에 호조를 보이면서 산업은행 등 STX 채권단은 안도하고 있고, 최근 STX의 자구노력이 탄력을 받으면서 금융당국도 STX그룹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은 현재 중국 현지 조선해양기지인 STX대련의 투자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 현지 은행들과 양해각서(MOU) 체결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STX그룹 소식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STX대련은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중국 현지 은행들과 투자유치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은 넘기지 않는 조건으로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매각이 성사될 경우 STX대련은 중국 국영은행으로부터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고 STX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STX(011810)대련에 투자를 약속한 현지 은행은 중국개발은행 등 국영은행 4곳으로 이들은 컨소시엄 형식으로 STX대련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STX가 중국에서 투자유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MOU를 체결한 상태인 것만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STX는 조선해운업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한 후 자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STX팬오션(028670)의 매각을 위해 모건스탠리와 SC은행을 매각주관사로 선정, 지난 30일 매각 시작을 알리는 매물 설명서를 국내외 인수 후보군들에 발송했다.
STX대련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 현지 은행들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STX대련 공장의 현지 직원수는 약 2만7000명으로 STX는 대련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대련지역을 대규모 조선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STX는 대련시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STX가 대련에 조선해양기지를 설립할 당시 이를 유치한 인물은 당시 대련시 당서기였던 리커창 현 중국 부총리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은행들이 STX대련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지난주 STX대련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한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현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사 관계자는 "STX대련에 금융지원을 하진 않았지만 STX그룹에 대한 지원규모가 큰 만큼 중국 현지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현장에 다녀왔다"며 "40만톤 규모의 대형 선박을 두 척이나 건조하고 있는 등 현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STX그룹이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산업은행이 3조96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지원에 나섰으며 수출입은행 1조9700억원, 농협 2조3000억원, 우리은행 1조6000억원, 정책금융공사가 1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그밖에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일부가 나머지 자금을 지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STX의 자구 노력이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며 "조선·해운 경기도 이제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STX도 1~2년 내 정상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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