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통신비 20%인하'를 이끌어 서민가계 통신비를 줄이겠다고 공약한 이명박 정부의 통신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따라 기존 이통3사의 구도에서 벗어나 경쟁을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4이동통신 설립추진은 결국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신청한 KMI(한국모바일인터넷)과 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을 법인으로 허가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 결과 KMI와 IST가 선정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은 재정적 능력과 영업부문, 기술개발 등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과로 지난 2010년부터 지속된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끝내 이번 정권에선 무산됐다.
특히 KMI의 경우 네번 모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IST도 두번째 고배를 마셨다.
◇ "통신료 부담 줄일 기회 박탈"
제4이동통신은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통신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기존 이통사에 비해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망운영 고정비가 기존 사업자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유통과 통신비 거품을 줄임으로써획기적으로 저렴한 요금이 예상됐다.
지난 2011년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통신비를 계속 내리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제4이동통신사 추진 등의 경쟁을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선정이 무산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저렴한' 이통사를 만나기 어렵게 됐다.
업계는 결국 MB정부의 통신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평가했다.
공종렬 KMI대표는 "정부의 이번 심사 발표 결과가 국민들의 통신가계부담을 크게 줄여줄수 있는 좋은 기회를 박탈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공 대표는 "이번 심사결과는 MB정부의 통신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경쟁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통신요금이 상승하는 고착화된 3사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와이브로 정책 재검토하나? 정책 방향성 잡아야
사업자 선정이 무산되면서 와이브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졌다.
정부는 제4이통 사업자에게 와이브로 산업 육성을 위해 이를 기반으로 한 통신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해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보면 심사과정에서 와이브로산업의 사업성이 없다는 점과 함께 단말기 수급 문제도 지적됐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정부가 와이브로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사업자 신청이 4번이나 부결된 과정은 와이브로에 대한 전면적이고 입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와이브로 정책을 폐기할 것인지 방향을 수정할 것인지, 지금의 제도를 보완할 것인지 명확히 결단해 정책을 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탈락한 KMI측도 "정부가 와이브로산업을 키우겠다고 해서 사업권신청에 나섰는데 정부가 심사과정에서 '와이브로 사업성이 극히 낮다'고 평가하는 것은 정책의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석제범 방통위 국장은 "와이브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 사업자 선정이 불허된 이유는 안정적으로 추진할 후보가 없을 뿐으로 와이브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석제범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이 1일 KMI와 IST의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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