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무죄판결 공시'란을 살펴보면 피고인으로 등록된 '운수회사' 법인명이 많아 눈에 띈다.
실제로 지난 6개월간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대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된 345개 사건 중 무려 236건이 도로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전체 무죄 공시사건의 69%에 달하며, 타지역 법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9년 7월 도로법 양벌규정이 위헌으로 결정되면서부터 나타났다. 구 도로법 86조는 양벌규정에 관한 것으로 과적차량이 적발되면 운전자와 함께 운전자를 고용한 법인이나 영업주까지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양벌규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그동안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은 법인과 영업주가 무더기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결과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재심 청구 사건은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 무죄율에도 영향을 줬다. '2012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1년 1심 형사사건 무죄율은 19.44%에 달한다.
이 수치대로라면 2007년 1.48%, 2008년 1.7%, 2009년 2.51%였던 형사사건 무죄율이 급증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무죄율은 2010년의 8.8%와 비교해도 2.2배다.
검찰의 '무리한 법 적용에 따른 기소' 폐해를 떠올릴만 하다.
그러나 '도로법 위반'에 해당하는 재심사건을 제외한 사건만을 나누어 집계해보면 2011년 형사사건 무죄율은 2.45%, 8.80%이던 2010년 무죄율은 2.35%를 차지했다.
늘어난 재심 청구율 결과가 무죄율에 영향을 준 것이다.
'무죄판결 공시제도'란 형사재판을 받은 피고인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 피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판결내용을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2009년 3월부터 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마련된 공간에서도 무죄판결이 공시되기 시작했다.
공고 내용은 6개월 뒤 자동 삭제된다. 재심사건은 원칙적으로, 일반 형사사건은 당사자 요청이 있을 때 재판장 판단에 따라 대법원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그동안 무죄 판결 공시는 해당 법원의 본원 소재지에서 발간되는 일간신문의 광고란에 가'판결 요지'를 게재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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