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 경제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비가 증가했지만 기업투자가 감소하고 수출이 줄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결과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고,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증가 효과가 점차 경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본 경제는 완만한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일본 내각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1% 증가할 것이란 사전 전망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위축됐다.
전년 같은기간보다는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전망치 0.5% 증가를 하회했다.
다만 이 기간 경제 성장률은 3분기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 일본 경제의 침체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제 성장을 약속한 아베 내각의 경기부양책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정책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분기별 GDP 추이(자료: 일본 내각부, 뉴스토마토)
◇수출·설비투자 침체..소비 증가가 마이너스 성장 상쇄
일본 경제가 예상 밖의 위축세를 보인 것은 수출과 기업의 자본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4분기 수출은 전분기대비 3.7% 줄며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영유권 분쟁에서 시작된 중국과의 갈등이 연말까지 지속된 데다 글로벌 경기 역시 좋지 않았던 영향이다.
더불어 11월 중순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는 아직까지 수출 개선 효과를 이끌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상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수출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엔화 약세의 효과가 수출 개선까지 이어지기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자본 투자도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이는 예상치였던 1.8% 감소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4분기 연속 위축세다.
반면 소비가 일본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소비는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예상치였던 0.5% 증가에는 못 미쳤지만 소비가 GDP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추웠던 날씨에 의류와 방한 용품 등의 판매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아베노믹스' 탄력받을 듯..BOJ 추가 완화정책도 주목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남에 따라 일본 정부는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 등 경기 부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제 성장과 디플레이션 극복을 공약으로 내걸고 일본은행(BOJ)에 지속적으로 통화 완화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이에 BOJ는 지난 12월과 1월 두 달에 걸쳐 양적 완화에 나섰고 물가상승률 목표치도 2%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10조엔 규모의 경기 부양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기 부양 의지에 엔화 가치는 3달 넘게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4주 동안 17%나 평가 절하됐다.
게다가 아베 내각과 양적 완화에 대해 줄곧 대립각을 세웠던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곧 물러나고 아베 총리와 의견을 함께하는 차기 총재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은 엔화 약세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뒷받침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인 쿠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내년까지 양적 완화를 이어가는 것은 적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날 오후에 있을 BOJ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에는 추가 양적완화 조치는 없겠지만 경기 전망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 경제, 플러스 전환할 것..엔저 효과도 반영
경제전문가들은 엔화약세가 본격적인 수출증가 효과로 나타나는 시기를 올 봄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1분기 경제 성장률 역시 1.6%로 플러스 전환할 것이란 시각이다.
엔화 약세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가져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정상은 "BOJ의 양적완화와 정부의 경기부양책, 그리고 글로벌 경기 개선의 효과가 맞물리며 일본 경제는 완만한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오는 4월 쯤부터 실물 경제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기관들 역시 일본의 경제 전망을 낙관했다.
골드만삭스는 4월부터 시작되는 2013 회계연도의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1.2%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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