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경영난에 빠진 일본의 샤프가
삼성전자(005930)와 104억엔 규모의 자본·업무 제휴를 할 예정이라고 일본 주요 외신이 6일 보도했다. 사실상 '구제 금융' 성격의 출자라는 평가다.
애플의 최대 부품공급사 중 하나인 샤프는 올초 애플이 아이폰5 액정 주문량을 절반가량 축소하며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 동안 추진해오던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의 협상마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전자업계 라이벌 중 하나인 삼성전자로부터 104억엔(12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이번 출자가 성사될 경우 그룹 계열사 지분을 포함하면 삼성이 샤프의 제5위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삼성전자가 사실상 최상위 주주에 오르는 셈이다.
이 신문은 또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이번 제휴는 (한일 전자업체간)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달 중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분 3%를 삼성전자에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측은 “현재 샤프와 자본 및 업무 제휴와 관련 다양한 협의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지분 인수 등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샤프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샤프는 삼성전자에 평판 디스플레이용 32인치 LCD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중소형 액정도 삼성전자에 우선 공급하는 업무 제휴를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프가 전략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 양쪽에 납품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현재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진 애플 전용 라인 일부를 삼성전자 쪽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오사카의 샤프 본사(사진=B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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