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증시, 17년來 최장 랠리..'블랙스완' 있다? 없다?
2013-03-14 11:19:12 2013-03-14 11:22:0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다우지수가 17년 만에 최장 랠리를 기록하면서 증시 레벨 업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7년 랠리 이후 금융위기가 터졌듯이 블랙스완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美증시 17년만에 최장 랠리..VIX는 6년來 '최저'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5.22포인트 오른 1만4455.28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한 차례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는데 이는 지난 1996년 11월 빌 클린턴 행정부 재선 당시 이후 최장이다.
 
주식시장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VIX지수도 6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전일대비 3.59% 내린 11.83을 기록했다. VIX는 올 들어 35%나 하락하면서 6년 전인 2007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NYSE, CBOE
VIX지수는 S&P500지수를 대상으로 한 옵션 가격을 통해 산출된 변동성 수치다. 통상 주가가 상승하면 VIX지수는 반대로 하락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VIX지수 하락은 그 만큼 주가 변동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점에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VIX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던 지난 2007년 4월에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2006년 금융긴축과 서브프라임 사태를 야기한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장에서는 경기가 나름대로 괜찮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주가는 그 해 10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서브프라임 위기의 심화와 리먼사태를 거치며 2008년 9월부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7년만의 최장 랠리를 경험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마냥 안심할수 없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에 낙관론자들은 이번에는 2007년 랠리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무라카리 나오미 넥스 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07년과 지금의 경제환경은 다르다"며 "현재 미국의 금리는 제로 수준인 데다 기업 수익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인 반면, 밸류에이션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VIX지수의 하락은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추가 상승도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다. 
 
◇낙관론 일색인 시장..블랙스완 경계
 
다만, 낙관론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면서 이를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나친 낙관론이 오히려 블랙스완의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블랙스완(검은 백조)이란 거의 있을 수 없는 사건이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일어나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을 일컫는다. 주택 버블에 열광했던 미국에서 일어난 서브프라임 사태가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스즈키 토시유키 미츠비시 은행 수석 시장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오르면 VIX지수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10포인트 초반의 움직임이 계속 나타나면 이는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일시에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재정문제와 유럽 채무문제, 중국 경기둔화 등 우려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도 지나친 낙관론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토미 리 JP모간 수석전략가는 "시장이 악재를 소화하지 않은 채 상승해왔다"며 "제자리걸음이라면 좋겠지만 시장이 5%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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