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후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불법적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국내 정치 등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확대부서장 회의시에 원세훈 원장의 '핵심적·지시 강조' 사항을 국정원 내부 전자게시판에 올리는 방법으로 최소 25차례 불법적 지시를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원세훈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의 주요 내용을 보면 ▲여론조작 지시 ▲'종북좌파' 단체에 대한 대응 및 공작 ▲주요 국내 정치 현안에 적극 개입 ▲정권 전위부대, MB정부 국정운영 홍보 ▲4대강 사업 실질적 지휘 의혹 등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국정원은 지난 2009년 6월19일 시민단체·종교단체 등의 시국선언이 이어지자 내부게시판을 통해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람"이라는 지시사항을 올렸다.
또 지난 2012년 총선 직후인 4월20일에는 "선거결과 다수의 종북 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 국가 정체성 흔들기와 국정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이라는 지시를 통해 국내정치 현안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핵심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적극 개입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진 의원은 "이번 폭로 자료에서 4대강 사업 관련 지시는 무려 아홉 차례나 등장했다"며 "국정원이 이명박 정권의 전위부대 역할을 수행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4대강 사업의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 당시 국정원 개입 없이 제대로 검증됐다면 지금의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진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업무 특수성을 위해 비밀을 보장했는데 국정원은 그 비밀을 악용했다"며 "올바른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이념적 이슈를 씌어 그것에 종북으로 몰고 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행태는 편향이 문제이지 방향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것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 전체가 흔들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마지막으로 "제발 사전에 의도를 의심하지 말아달라"며 "이번 사건은 국가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새로 시작하는 정부의 국정방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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