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갖춘 미래부·방통위...방송계 현안도 '산적'
지상파 재송신, 방송법 개정 등..초기 업무 차질 우려
2013-03-25 15:52:01 2013-03-25 15:54:41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방송통신위원회 신임 위원장과 미래창조과학부 장·차관급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두 조직 모두 출범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난항을 겪는 동안 생긴 국정 공백으로 시급한 현안들이 그대로 산적해 있어 방통위와 미래부는 진용을 꾸리자마자 적지 않은 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생 부처인 미래부와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진 방통위가 공조를 잘 이뤄나갈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련 업계는 부처 간 줄다리기로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또 다시 뒤로 밀리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는 지상파 재송신이다. 지난 2008년 7월 한국방송협회가 케이블TV협회에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 중단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재송신 문제는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지난 2011년 4월과 11월, 지난해 1월 등 3차례나 지상파 재전송이 중단되는 '블랙아웃' 사태까지 겪었지만 해결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 3사가 CPS(가입자당 시청료 과금)를 월 350~4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들이 공동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후 지상파가 CPS 인상 요구를 철회했지만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CPS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을 적절히 중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방통위는 지상파 재전송 범위에 대한 방안을 조속히 도출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상파 관련 업무는 방통위가, 유료방송 플랫폼은 미래부가 각각 맡으면서 의견 조율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방통위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두 부처로 갈라지면 더 어렵지 않겠냐”며 “방통위에서는 지상파 입김이 세지고 미래부는 유료방송업계 입장을 대변하려 할 텐데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도 논란이다. 그 동안 방통위가 추진해온 방송법 개정안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채널사업자(PP)의 가입자와 매출규모를 현행 33%로 규제하던 것을 49%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SO와 비보도 PP에 대한 규제의 경우 미래부 소관이지만 규제완화가 방통위 사전동의 사항인지 아닌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데다, 일부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도 넘어야 한다.
 
셋으로 쪼개진 주파수 정책도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업계가 700MHz 주파수 재할당을 두고 반목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방통위와 미래부의 긴밀한 협력과 조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접시없는 위성방송(DCS) 허용 문제, N스크린·스마트TV 등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제도 마련 등도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제 모습을 갖춘 이후에도 당분간 업무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관할 업무 조정·협의 과정이 확립되기 전 까지는 국정 공백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통위의 인·허가권과 인허가 추천권의 해석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파수 정책,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배 기준 역시 명확히 재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부와 방통위 출범 초기에는 상당한 혼선이 있을 것”이라며 “독임제 부처와 합의제 기구가 갈등을 빚을 경우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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