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지원 받게 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된 듯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해외 언론은 유로그룹이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구제금융을 승인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키프로스를 살리기 위해 고액 예금자에게 세금을 매기는 예금 과세안 방식이 다른 주변 위험국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이 "키프로스식 지원은 유로존 은행 위기를 해결하는 데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 이날 유로존 금융시장은 키프로스가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자료: Financial Times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이날 유로그룹의 구제금융 승인 이후 1.3달러대까지 올랐으나 키프로스 효과가 반감되면서 얼마 가지 않아 1.28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각각 4.96%, 4.61%로 전일대비10bp(1bp=0.01%포인트)씩 각각 올랐고 포르투갈 역시 6.07%로 5bp 올랐다.그 만큼 이들 국가의 자금조달 부담이 늘었다는 얘기다.
로렌스 무트킨 모건스탠리 책임 금리 스트래티지스트는 "키프로스 사태 해결은 궁극적으로 유럽에는 좋은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번 사태가 당장 유로존에 위협이 될 것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들도 이번 사태로 유로존에 대한 손실이 커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유로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로존에 투자하려면 그리스와 이탈리아 불확실성에 이어 이제는 예금과세안이라는 위험요인까지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앤드류 밀리간 스탠다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자본 통제는 유럽을 후퇴시키는 조치였다"며 "국가가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할 때 이 같은 방법과 조치는 시장의 이해를 구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밥 새비지 통화 헤지펀드 FX컨셉츠 매니저도 "10만 유로 이상의 예금이 유로존 내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험국에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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