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스파오, 미쏘 등 국내 SPA 브랜드 시장을 개척한 이랜드가 SPA 브랜드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에 이어 국내 브랜드도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른 반면,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지난해 슈즈 멀티숍 '폴더'에 이어 올해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을 론칭하고 시계, 가방 등 액세서리도 SPA 제품으로 선보이는 등 총 10개의 새로운 SPA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10년에 론칭한 여성복 SPA 브랜드 미쏘는 지난 22일 일본 소고 백화점 요코하마점에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2011년에는 속옷 SPA 브랜드 미쏘 시크릿을 선보여 현재는 숍인숍 또는 단독매장의 형태로 총 1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를 SPA 형태로 전환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사실상 이랜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SPA 형태로 운영된다"며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하고 기존 브랜드를 SPA로 전환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미쏘' 명동점 매장.
하지만 업계 한쪽에서는 국내 SPA 브랜드의 빠른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강남, 홍대 등 주요 대형 상권이 이미 유니클로, 자라, H&M, 에잇세컨즈 등 국내외 SPA 매장으로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는데다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매장 규모만 키워 평수 당 매출단가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브랜드들은 오랫동안 운영해온 업력으로 규모가 커져도 이를 감당할 수 있지만 아직 자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국내 브랜드들은 유행이라는 이유로 노하우 없이 몸집을 과도하게 늘리는 경향이 있어 소비침체 등 외부 환경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은 SPA 브랜드들이 안착되는 단계는 맞지만 변질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해외 SPA 브랜드들의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SPA 브랜드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모직(001300)의 에잇세컨즈는 지난 1월 전 매장에서 80% 세일을 품목 소진 시까지 진행했으며, 스페인 브랜드 자라는 최고 90%까지 할인율이 올라갔다. 이같은 세일 정책이 계속될 경우 'SPA 브랜드는 세일이 잦은 브랜드' 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SPA 트렌드가 영원할 것이라고는 생각 안한다"며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만들어진 트렌드인 만큼 최소 몇 년 동안은 이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볼륨이 가장 큰 의류 업체인 만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이후 트렌드가 바뀌면 이랜드는 또 바뀔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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