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대비 미 달러 비중이 집계 이후 최초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투자다변화의 일환으로 중국 위안화 투자를 개시하고 금 매입을 늘린 탓이다.
한은이 29일 발간한 '2012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3269억6800만달러로 전년대비 205억6600만달러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57.3%로 전년말 대비 3.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한국은행이 이 수치를 공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지난해 9월 기준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인 61.8% 수준보다도 낮다.
강성경 외자운용원 외화기획 부장은 “지난 2007년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4.6%로 6년 동안 7%포인트 가량 하락하는 등 추세적으로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투자가 개시되고 금 매입규모도 늘리는 바람에 미 달러화 비중이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4월 중국 채권에 대해 투자를 개시해 200억위안(약 32억달러)의 투자한도 내에서 정부채 및 중앙은행채를 대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주식은 같은 해 6월 중 적격외국인투자 한도인 3억달러를 국내외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했다.
위안화 투자는 중국 금융시장의 성장잠재력, 향후 자본시장 개방확대에 대비할 필요성 및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실물·금융부문의 연계 증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금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 한은은 두 차례에 걸쳐 금 30톤을 추가 매입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84.4톤에 이르렀고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한은은 10억3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금 20톤을 사들이며 현재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늘어난 상태다.
강 부장은 “한은은 금값 상승 여부를 놓고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금 비중이 절대적인 규모와 상대적인 규모 모두 외국 중앙은행에 비해 적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에는 여건이 돼서 금에 대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시기를 짧게 보는 것이 아니라 영구히 보관할 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은의 세후 당기순이익은 3조8854억원으로 전년보다 7504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치로, 국제 금리하락에 따른 외화채권 가격 상승으로 외화채권매매차익이 증가하고 국내금리 하락 등으로 통안증권 이자비용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한은의 자산규모는 447조원으로 우리나라 명목GDP의 34%를 차지했다. 이는 프랑스, 독일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미국은 18%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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