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국 상무부가 한국과 미국·유럽(EU)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발표를 오는 6월로 연기했다. 각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에 이의제기가 끊이지 않자 발표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EU가 오는 5월말에서 6월초까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기로 한 만큼, 중국 상무부가 이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목적으로 발표를 미룬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4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의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달 발표할 예정이었던 한국·미국·유럽산 폴리실리콘의 반덤핑 예비판정을 6월 말에 발표한다고 한국 측 법률 대리인에 통보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지난해 연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듬해인 지난 2월로 발표를 연기했다. 그러나 중국 춘절 연휴가 낀데다가 한국 등 해외 조사대상 기업들이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판정 일정이 4월 초로 미뤄졌다. 이번이 세 번째 연기인 셈이다.
국내 기업의 소송을 대리하는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업체들의 이의제기가 쇄도해 중국 정부가 발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상무부가 몇 차례나 연기한 것을 보면 발표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반덤핑 예비판정을 먼저 내린 뒤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6월 말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일괄 부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중국 측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U는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6월 말로 예비판정 일정을 연기한 중국보다 한 달가량 앞선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판덤핑 조사 착수 5개월 만에 EU를 뒤늦게 포함시켰다. 같은 해 9월 EU 집행위원회가 중국 태양광 패널 업체들의 덤핑 혐의에 공식 조사에 들어가자 중국이 유럽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반덤핑 예비판정 연기는 EU의 판정 결과를 지켜본 뒤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전략으로 업계 전문가들 분석했다. 일종의 ‘눈치보기’ 전략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리더라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양이 많아 실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유럽의 판정결과를 지켜본 뒤 보복성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미국·유럽 기업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으며, 국내 기업은
OCI(010060),
KCC(002380), 웅진폴리실리콘, 한국실리콘 등 4개 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태양광 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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