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무역 수지가 예상 밖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수입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10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가 8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152억달러 흑자와 예상치 154억달러 흑자를 모두 하회한 것으로 중국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수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0% 증가한 182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21.8% 증가는 물론 사전 전망치 11.6% 역시 밑돈 수치다.
반면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4.1% 증가한 1831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의 15.2% 감소에서 플러스 전환한 것은 물론 사전 전망치 6% 증가 역시 크게 웃돌았다.
◇중국 무역수지 추이(자료: 중국 해관총서, 뉴스토마토)
◇수출 둔화에 집중..수요부진·지표왜곡 탓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날의 무역 지표에 대해 수입 증가보다는 수출 둔화에 더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중국의 수출에 제동이 걸렸고, 이는 다시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수요가 저조한 것은 2분기에도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을 가르킨다"고 언급했다.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도 중국 수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명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앞서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엔화 가치가 지난 6개월간 22%나 절하됐다"며 "이는 중국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각에서는 지난 수출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된 것이 앞서 발표된 지표가 다소 과장됐기 때문이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지난 1월과 2월 중국 정부는 수출이 각각 25%와 2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춘절 효과에 지표가 왜곡될 수는 있지만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 지표는 지방 정부가 기업들의 수치를 부풀린 결과가 아니냐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中 "올해의 무역 전망 낙관..수출 둔화는 이어질 듯"
향후 전망은 엇갈렸다. 수입이 늘어난 것은 국내 수요 개선을 반영하는 것이라 긍정적이지만 수출 증가율은 앞선 두 달의 가파른 증가폭을 재연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주하이빈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달간 수입 증가율은 수출 증가율을 크게 하회했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국내 수요가 부진했던 탓"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예상보다 좋은 수입 지표는 중국 경제에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수요가 개선되는 점은 경제 전망도 밝힌다"고 말했다.
반면 앨리스테어 손튼 IHS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중국의 수출 지표가 과장된 것이라면 당분간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어이 "또 이는 부동산 시장 규제, 그림자 금융 리스크와 함께 중국의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당국은 2분기 수출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올해의 무역 전망은 낙관했다.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여전히 더딘 상태라 20%에 이르는 높은 성장세는 힘들겠지만 목표치 달성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위에성 해관총서 대변인은 "올해의 대외 무역은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외무역에 대한 정책적 환경이 개선됐고 전반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강해진 점이 주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의 수출 목표치를 8%로 제시했다. 지난해의 목표치 10%보다 다소 완화된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