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방전 재점화..벼랑끝 싸움(종합)
특허전서 이제는 '기술탈취' 확대
2013-04-10 16:29:56 2013-04-10 18:19:5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정부 중재 끝에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 간 공방전이 재점화됐다. 특허침해로 시작된 싸움이 '기술 탈취'로까지 확대되며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몬 형국이다.
 
지난 9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LG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인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아산 탕정과 천안,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3개 사업장과 본사 등 모두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 협력사 2곳으로부터 기술을 빼낸 것으로 보고 OLDE TV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의 사무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 혐의가 짙은 기술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형 OLDE 패널이 아닌 TV에 탑재되는 대형 OLED 패널 기술인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OLED TV를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 "OLED 시장 점유율 98%인 우리가 왜?"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셨을 것 같아 설명드린다"며 "보도된 내용(의혹으로 제기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김 사장은 "지금 삼성디스플레이가 쓰고 있는 기술과 설비는 의혹으로 제기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삼성은 전세계 OLED 시장 점유율이 98%에 이르고 있어 기술 유출을 걱정하고 있지, 다른 기술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수사과정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탈취 혐의와) 무관하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질 것"으로 확신했다.
 
김 사장은 사장단 회의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서 OLED를 유일하게 만들어 내는 회사는 삼성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일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이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술 유출이 있었다고 판단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은 방문 수사에 나선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LGD "삼성, 소형 패널에선 강자..대형에선 아냐"
 
LG디스플레이는 같은 날 경찰 수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기술유출 혐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냈다.
 
LG디스플레이는 "경찰의 압수수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협력업체를 통해 대형 OLED 패널 기술을 빼냈다는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업계의 자연스러운 인력 이동을 이유로 우리를 조직적 범죄집단으로 호도해온 삼성의 행태는 비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어 "우리의 OLED 기술을 오래 전부터 빼내가려고 했다는 혐의 사실에 대해서 심히 유감"이라며 "이는 동시에 LG디스플레이 OLED 기술의 우수성과 선진성을 자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2일 'WRGB' 방식이 채용된 OLED TV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OLED 시장에서 삼성이 98%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스마트폰용 소형 패널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대형 패널의 경우 삼성의 수율과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TV에 탑재되는 대형 OLED 패널에 대해 'RGB' 방식을 고수해왔다. RGB 방식은 적·녹·청 세가지 픽셀로 구현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수율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백색 픽셀을 포함한 'WRGB' 방식을 통해 OLED TV 생산과 출시를 삼성보다 앞당길 수 있었다.
 
삼성은 고심 끝에 지난달 LG전자 방식으로의 전환(병행)을 결정하고, 협력사에 WRGB 관련 구매의향서를 전달하는 등 2분기 내에 WRGB 방식의 OLED 패널라인 구축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업부 사장도 지난 3일 WRGB와 RGB 방식 논란에 대해 "여러 방식이 있으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 아니냐"며 "방식은 패널 제조사가 정하는 것으로 각 방식마다의 장단점을 고려해 선택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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