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은행권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박근혜 대통령의 고용확대 정책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른 수익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섣불리 채용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은행권 취업시장 냉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우리은행의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특성화고 출신 직원과 대졸 정규직을 각각 200명씩 뽑았지만 올해는 각각 1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점포 통폐합 등으로 인력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 일반직 100명, 소매금융서비스직(RS) 100명 등 총 2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반직과 전담텔러를 각각 200명씩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채용규모가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현재 6급직원 채용을 위해 서류접수를 받고 있는 NH농협은행은 은행권 최대 규모인 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580명에 비해 절반 가량 감소한 규모다.
국민은행도 지난해보다 상반기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대졸 정규직을 100명 뽑았지만 올해는 80여명 수준으로 규모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특성화고 출신 채용만 지난해와 비슷한 110명 수준을 유지하고 정규직 채용은 261명에서 210명으로 50명 가량 줄일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아직 올해 대졸 정규직 채용규모를 결정하지 않은 채 고졸 정규직만 30~40명 채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대졸) 채용 인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하지만 통상 예년수준의 채용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연간 200~300명 사이에서 정규직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과 서민금융 확대, 금융소비자보호 등이 주요 추진업무"라며 "일반 기업들처럼 무조건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은행의 상황에 맞게 이같은 업무에 역점을 두고 채용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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