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중국발 유가하락에 "작년 2분기 '쇼크' 재현?"
2013-04-16 16:47:11 2013-04-16 16:49:54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중국발 악재로 정유업계가 지난해 2분기 '어닝쇼크'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경제 전문가들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8%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예상치보다 낮은 중국 성장률은 국내 증시가 장중 1900선이 붕괴되는 등 시장에 즉각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일으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1달러까지 하락해 불똥은 자연스레 정유업계로 튀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2분기 원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하락하면서 석유사업 부문 영업손실이 커져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 역시 연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하락해 제고평가손해가 커지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업계에서는 중국 성장률 둔화발표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세계은행이 중국 성장률을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8.3%로 하향 조정하는 등 중국의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제유가 반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수익구조에서 석유사업 부문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2분기말인 6월까지 국제유가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실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또 국제유가 하락 외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정유업계가 지닌 위험요소로 꼽았다.
 
국내 정유업계의 중국 수출 비중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보통 20% 정도가 된다. 여기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까지 더하면 이들 지역에만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자체 석유정제능력을 늘리면서 수입비중을 줄이고 있어 국내 정유업계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여기에  국내 정유기업들의 주 원유 수입국인 중동 국가들마저 정제시설 확장을 통해 원유보다 고부가 가치 제품인 석유제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중동국가와 가격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동에선 오는 2018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에서 약 230만배럴 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2017년까지 130만배럴, 인도는 내년까지 30만배럴을 증설할 계획을 수립해 현재 건설 중에 있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도 정제시설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동의 경우 풍부한 국가 자본과 원유를 바탕으로 해외 메이저 정유사들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 합쳐지면 가장 위협적인 수출경쟁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는 중동이나 남미, 호주 등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럽은 영국을 중심으로 브렌트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는 WTI유가 장악하고 있는 등 대륙별 진입장벽이 높아 여의치 않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석유 수출이 꾸준히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주요 수입국들의 정제능력이 확대되면 국내 정유업계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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