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해외 심포지엄 참석차 같은 호텔을 쓰게 된 지도학생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성추행한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환)는 유모씨가 '피해자를 방으로 불러 러브샷을 한 것을 성추행으로 보고 해임 처분은 재량권을 벗어나 위법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피해자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러브샷을 하고, 침대에 눕혀 키스를 해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줬다'는 징계사유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같은 행위는 사립학교 교원이 자신의 학생에게 성추행 또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서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이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는 피해자가 자살시도를 한 이후 '성추행 사건' 접수를 했다는 점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있지만, 피해 학생이 심경 변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사정 등에 대해선 수치심, 미래에 대한 불안, 지도학생이라는 특수한 지위, 나이 어린 여성의 불안정한 심리상태 등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임이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박탁하는 중한 징계처분이기는 하지만, 원고는 교육자로서의 직분을 망각하고 나이 어린 자신의 지도학생으로서 심리적으로 저항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여학생을 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하는 등 피해 또한 크기 때문에 원고의 학문적 업적, 동료 교수들의 선처 호소 등을 감안하더라도 해임 징계 처분이 징계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1년 9월 A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소속 교수인 이씨를 '해외 심포지엄에 함께 동행한 지도학생 B양을 성추행 했다'는 사유로 해임하기로 하는 징계 처분을 했다.
이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징계 처분은 적정하다'는 결정을 받자 '해임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났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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