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역대 두번째 규모로 편성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적정한 수준이라면서도 실제 경기부양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추경이 정부의 공언대로 경기회복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를 이끌 다른 방향의 정책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추경과 같은 재정정책은 단기부양책에 그칠 뿐 경제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민간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추경예산 17조3000억원, 기금 지출 증액 2조원 등 모두 19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추경은 시장에 경기회복 기대를 주기에 충분하다. 경기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대 성장을 회복해 연간 전체로는 2%대 후반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3년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현 부총리는 추경 발표 당일 경제5단체장관의 간담회에서도 "시장을 돌아다녀보니 상황이 크게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조치가 빨리 이뤄지면 심리도 많이 회복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돈을 풀어도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등 다른 곳으로 파급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하려면 궁극적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기업들이 투자를 해야 하는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조원 규모의 추경으로 경기회복을 이끄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재정정책은 단기적 부양책에 그칠 뿐 장기적인 효과를 바랄 순 없다.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이 근본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근본적으로 민간의 성장 활력이 나아져야 하는데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수요 측면에서의 인프라 구축, 재도 개선 등의 다른 방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추경으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승수효과까지 감안하면 0.3%포인트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기부양효과가 투자심리 등 민간기대심리를 얼마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준협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다면 정부의 4.1부동산대책+추경+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와 소비심리는 더 살아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부양책인 이번 추경이 시장에 경기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시그널 정도는 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향후 소비,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기금 증액 포함 7조3000억원 규모의 세출경정예산으로는 경기부양효과는 적다"고 지적했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려면 추경 규모를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0.3%포인트 정도에서의 성장률 상승을 기대하는 정도라면 적정한 수준"이라면서도 "3%대의 경제성장률을 넘기기에는 적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김 연구위원은 "돈을 풀어도 결국 다른 곳으로 파급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재정정책과 함께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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